[최용재의 매일밤 12시]퍼거슨이 가장 신뢰한 캡틴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 주장으로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선임됐다.
지난 시즌까지 맨유의 주장이었던 해리 매과이어가 강제로 주장 완장을 반납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주장은 신뢰와 존중을 받지 못한다. 맨유의 계륵으로 전락한 매과이어의 주장 반납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는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의 독단적인 결정이다. 주장 선임을 위해 선수단 투표를 진행하는 팀도 있지만,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이 고민한 뒤 페르난데스로 결정했다. 맨유에 페르난데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맨유의 전설이자 가장 위대한 감독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어떻게 캡틴을 선임했을까. 그리고 가장 신뢰하는 주장은 누구였을까.
퍼거슨 감독은 1986년부터 2013년까지 27년 동안 맨유를 지도한, 맨유 역대 최장수 감독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주장들이 등장하고 사라졌겠는가.
스티브 브루스, 에릭 칸토나, 그리고 로이 킨도 있었다. 게리 네빌도 생각나고, 네마냐 비디치, 웨인 루니 등도 주장 완장을 찼다. 많은 주장이 존재하는 가운데 퍼거슨 감독이 가장 신뢰했던 주장은 브라이언 롭슨이라고 한다.
그는 1981년부터 1994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미드필더다. 총 465경기에 출전해 100골을 넣었다. 13시즌 동안 리그 우승 2회를 포함해 총 9회 우승을 이끌었다.
퍼거슨 감독이 롭슨을 신뢰한 이유를 보면, 퍼거슨 감독이 주장을 선택하는 기준을 알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롭슨을 가장 '이상적인 주장'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퍼거슨 감독은 롭슨을 이렇게 표현했다.
"가장 중요한 것, 맨유 선수들이 롭슨을 사랑했다. 선수들이 롭슨에 응답을 한 것이다. 롭슨은 내 시대에 가장 오래 복무한 선장이었다. 주장은 가끔 선수들에게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자리다. 롭슨은 선수들에게 진실을 말했다. 진실은 대게 나쁜 소식, 나쁜 말이다. 롭슨은 선수들 격려도 잘 했다. 진실을 말하는 것으로 인해 선수들은 롭슨의 성격이 변덕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은 그를 사랑했다."
팀 동료들에게 항상 칭찬, 격려만 하는 것이 주장의 리더십이 아니라는 의미다. 필요할 때 질책도 해야 하고, 투쟁적으로 다그치기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롭슨은 채찍과 당근 모두 잘 활용한 주장이었다.
또 주장으로 중요한 역할 중 하나. 그라운드의 감독이다.
경기장 안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긴급한 상황에서 감독의 지시를 들을 시간은 없다. 그라운드의 감독이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주장이 강한 팀은 그래서 강하다. 이런 역할에 있어서도 퍼거슨 감독에게 롭슨은 가장 이상적인 캡틴이었다.
"롭슨은 경기장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내가 아는 유일한 주장이었다. 경기장에 들어간 롭슨은 나를 볼 필요가 없었다. 그는 그의 판단대로 경기를 이끌었고, 결정을 내렸다. 정말 이례적인 선수였다. 롭슨은 그럴 수 있는 배짱을 가지고 있었다. 롭슨이 팀을 맡은 시간에 감사하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브라이언 롭슨, 브루노 페르난데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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