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서 엄마로..트렌스젠더 “세 아이, 상처받을까 걱정 돼” 눈물 (‘물어보살’)[Oh!쎈 종합]

박하영 2023. 7. 2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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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하영 기자] ‘물어보살’ 세 아이의 아빠에서 엄마가 된 트렌스젠더 의뢰인이 눈물을 흘렸다.

24일 방송된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세 아이의 아빠에서 이제는 엄마가 된 트렌스젠더 사연자가 출연했다. 현재 무역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뢰인은 “제가 세 아이의 부모인데 원래는 아빠였는데 지금은 엄마가 됐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놀란 이수근은 “진짜? 나 아예 몰랐다. 목소리 톤도 그렇고”라고 말했고 “군대는 갔다 왔어?”라고 물었다. 의뢰인은 “국방의 의무를 다 했다”라며 군번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의 다른 자아를 깨닫게 된 건 언제였을까? 이에 대해 의뢰인은 “원래부터 많이 다른 사람인 건 알았지만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빠인 줄 알고 열심히 살았는데 내 속엔 다른 부분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무래도 상처 받는 부분이 있고 결손된 부분도 있을 것. 아이들을 잘 키우고 당당하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라고 털어놨다.

의뢰인은 “저는 늦게 자각한 편이라 어릴 때는 그냥 다른 종류의 남자인 줄 알았다. 초등학교 때 여동생들과 바늘로 귀를 뚫었다. 대학교 때는 머리도 기르고 염색도 했고 옷도 중성적으로 입었다. 아이라이너를 몰라서 속눈썹 라인에 칠하고 여성스러운 남자구나 생각했다”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 용어로 성적 취향이라고 하는데 제가 지금 팬섹슈얼 성향이다. 범성애자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격이든 인품이든 외모든 그 사람이 매력 있으면 사람으로서 좋아하다 보니 다르다고 못 느꼈다. 성향만 예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의뢰인은 “그래서 제 스스로가 버거운 부분이 많았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몸이 아파졌다. 그런 와중에 제 형제 중에 한 분이 아파서 먼저 떠나게 됐고, 결혼한 전 아내가 외국인이다. 10년 이상 살았는데 한국말 잘 못한다. 첫 째가 자폐 아아다. 아직 대소변도 못 가리는 상황이다. 부모님도 모셔야 해서 왠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더 잘 벌어야 되고. 엄마 역할도 잘해야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2년 전 아내와 이혼했다는 의뢰인은 “아이들은 엄마랑 살고, 주말에는 제가 돌보고 있다. 아내에게는 3년 전에 커밍아웃을 했다. ‘그럴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세 아이는 11살 아들, 10살 딸, 8살 딸이라고. 의뢰인은 아이들 반응에 대해 “처음에는 아빠였던 사람이 여자로 변해가자 지금 제 호칭이 아이들이 큰언니라고 부르는데 둘째가 ‘큰 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어해?’ 라고 묻더라. 그래서 성별 요정이 씨앗을 잘못 보내줬다. 원래 다시 성별로 돌아가려 한다고 했더니 이해해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둘째, 셋째는 너무 좋아한다. 수술까지 다하고 전부 끝난 상황이다. 찜찔방이나 워터파크 가는 것도 해주니 너무 좋아하고 주중에도 학부모 상담이나 녹색 어머니회도 다닌다”라며 행복한 얼굴을 보였다.

그러자 보살들은 주변 사람들 반응에 대해 물었다. 이에 의뢰인은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은 많이 떠났다. 80% 이상은 떠났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는데 점점 여성다워질수록 떠나더라”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당당하고 싶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아직 한국 사회가 많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아이들이 교우 관계를 통해 받게 될 상처를 걱정하기도.

서장훈은 “의뢰인 본인이 숨기지 않고 학부모 역할을 하면서 당당히 서고 싶은 거지 않나. 그런데 사람의 욕심이란 게 처음엔 자아를 찾는 게 우선이었다. 막상 다 이루고 나니 아이들이 보이는 거다. 처음 먹었던 것보다 바람이 커지는 거다. 자꾸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아이들 근처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것, 그 스트레스가 아이들에게 가는 건 어떨까 생각해봐야 한다. 당담함과 다른 이야기”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이수근은 “고모 어떠냐. 아빠 쪽이니 고모가 낫다”라고 호칭을 추천하기도 했다.

끝으로 서장훈은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지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의 생각이 바뀔 것. 아이들이 거부할 수도 있다. 그때 본인이 또 엄청나게 상처받고 슬플 거다. 몇 배 이상으로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잘 이해를 시켜줘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선들이 세월이 갈수록 많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바뀌어 가길 바랄 수 밖에 없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mint1023/@osen.co.kr

[사진]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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