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사 되려면, 학벌과 어학 필요치 않지만[2030세상/배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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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강의 요청을 받아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과정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아마 학생들의 현재 삶에는 직업 선택보다 대학 진학이 더 밀접하기 때문일 것이다.
열 개의 직업을 알고 하나를 고르는 것과 백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나 역시 도배라는 하나의 직업을 선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직업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탐색했고, 그중에서 하나를 골라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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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학벌이나 어학 성적 같은 스펙이 필요하지 않다. 도배 학원을 다닌 후 학원에서 연결해준 도배 팀에 들어가거나, 지인 혹은 구인 공고 등을 통해 도배를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 연장만 구비하면 그 외에 별도로 갖추어야 하는 자격이나 절차는 없다. 물론 도배 기술자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도배를 시작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문턱은 그리 높지 않고 굳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도배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권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부를 통해 선택지를 확장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성적이 좋아야 택할 수 있는 회사나 직업이 다양해져서만은 아니다. 그리고 내가 학생들에게 권하는 공부는 학교 공부를 비롯해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세상의 수많은 직업을 전부 다 알 수 없지만 많이 보고 많이 알아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열 개의 직업을 알고 하나를 고르는 것과 백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나 역시 도배라는 하나의 직업을 선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직업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탐색했고, 그중에서 하나를 골라 도전했다. 많은 선택지를 고민했기에 내게 가장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공부를 권하는 두 번째 이유는 공부를 통해 스스로를 알기 위함이다. 공부하고 경험하는 과정 속에서 제일 많이 알아가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고, 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는 공부와 경험이 없으면 알 수 없다. 나 역시 공부를 하며 사회복지사라는 첫 번째 직업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었고, 그렇게 택한 사회복지사라는 첫 번째 직업을 경험하며 나 스스로가 원하는 일과 바라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며 두 번째 직업을 찾기 시작했다. 공부와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해 면밀히 알아야만 내가 선택하는 직업이 곧 내가 원하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학창시절 나는 공부를 꽤 열심히 하던 학생이었는데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을 갔기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넓게 보는 시야와 스스로를 깊이 알게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공부만 했기에 놓친 것들도 있겠지만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학생들 역시 그런 기회들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해 공부하기를 적극 권한다.
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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