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해·곡물협정 파기 등 대내외 악재에 비상등 켜진 물가

2023. 7. 24. 23: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까스로 잡힌 듯했던 물가가 다시 들썩거린다.

발등의 불은 다락같이 오른 밥상물가다.

물가 앙등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국제곡물가 변동을 틈탄 담합이나 편법 가격 인상에도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까스로 잡힌 듯했던 물가가 다시 들썩거린다. 역대급 폭우와 폭염 탓에 농수산물 피해가 속출해 신선식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흑해곡물수출협정 파기가 세계곡물 파동으로 이어질 조짐이고 유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1개월 만에 2%대 상승에 그친 소비자물가에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발등의 불은 다락같이 오른 밥상물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보름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농지는 3만5393㏊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122배에 달한다. 무더위 탓에 들썩이던 농산물값은 이 여파로 폭등세로 돌변했다. 21일 도매가 기준으로 청상추 가격은 4주 전보다 398.7%나 급등했고 적상추와 시금치의 상승률도 343.8%, 214.1%였다. 수박 등 과일과 삼겹살 등 육류 가격 역시 덩달아 뛰고 있다. 호우와 폭염이 가실 줄 모르는 데다 추석(9월29일)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3분기 밥상물가는 더 요동칠 공산이 크다.

대외 악재도 꼬리를 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했던 협정을 중단한 것도 모자라 곡물 거점지역까지 포격했다. 이 바람에 국제 밀과 옥수수 가격이 뛰고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한 달 새 11% 이상 오르며 배럴당 8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에너지포럼(IEF)은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로 올 하반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오를 가능성을 경고했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가 재차 고물가의 늪에 빠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농산물·석유류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3.5%로 높고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서울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 둔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 했지만 안이한 인식이다. 물가 앙등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경각심을 갖고 물가 고삐를 죄어야 할 때다. 정부는 우선 농·축·수산물 비축물량을 방출해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제곡물가 변동을 틈탄 담합이나 편법 가격 인상에도 강력 대응해야 할 것이다. 파급력이 큰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은 시기를 분산하거나 인상 폭을 줄여 가계 고통을 덜어주기 바란다. 폭우 등 이상기후가 일상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긴 안목으로 농산물 비축제도를 다양화하고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 등 거시적 대응도 검토해야 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