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더 줄테니 돌려달라”…반복되는 이유는?
[KBS 울산] [앵커]
울산의 한 청소업체 사장이 직원들에게 준 월급을 돌려받았다는 의혹 전해드렸었죠.
그런데 이번엔 공단 하청업체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를 신건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울산의 한 공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인데, 근무조작으로 입금된 돈을 매달 현장소장에게 줬다고 주장합니다.
[한묵/하청업체 사내하청지회장 : "어떤 날은 60만 원 가져오라고 했다가, 어떤 날은 40만 원 갖고 오라고 했다가 소장이 조절을 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돈을 4년 정도 갖다 줬습니다."]
일하지 못하게 될까 봐 그동안 신고조차 못 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
사측은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고, 노조는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앞서 울산의 한 청소업체에서도 업체 대표가 월급을 돌려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노동시민단체는 이 같은 '월급 페이백' 수법이 주로 비자금을 조성할 때 쓰인다고 주장합니다.
직원에게 월급 3백만 원을 줘서 증빙자료를 남긴 뒤, 나중에 1백만 원을 돌려받으면 서류상으론 인건비 3백만 원이 지급됐지만, 실제로는 2백만 원만 인건비로 나갔고, 나머지 1백만 원은 어떻게 써도 흔적이 남질 않는단 겁니다.
특히 직원들은 과다 신고된 월급만큼 근로소득세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원래보다 더 적은 돈을 받게 됩니다.
[박점규/직장갑질119 운영위원 : "회사가 뭐하러 월급을 줬다가 다시 뺏겠어요. 배임이나 횡령의 소지가 있는 일을 왜 그렇게 하겠어요. 비자금을 조성하는 게 목적이 아니면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는 거죠."]
전문가들은 근로자가 횡령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회사관계자에게 돈을 돌려준다면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요구를 받더라도 돈을 돌려주지 말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신건 기자 (go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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