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효율적 에너지 소비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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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정책으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효율등급 등의 기준을 준수하게 하는 규제를 들 수 있다.
에너지 소비자들이 설비를 에너지 효율적인 장치로 대체할 경우 그 비용에 대해 보조금이나 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해 주는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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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기록적인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전에는 전력소비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에어컨 가동시간을 최대한 줄일 것을 권장했지만 인버터 에어컨 등장으로 이제는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놓는 것이 껐다 켰다 하는 것보다 더 전력을 적게 사용할 수 있다.
사회적인 비용과 생산자의 사적 비용이 서로 다를 경우 시장은 생산자의 비용에 따라 균형이 결정되기에 사회 전체적으로는 최적 수준이 아니게 된다. 따라서 보조금(재정지출)이나 세금감면(조세지출)을 통해 사회적으로 보다 개선된 수준으로 시장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다. 굳이 이론적인 내용을 언급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가격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지 않다 보니 이러한 가격을 기초로 다시 보조금이나 세금감면 정책을 시행할 경우 이론에서처럼 정책의 효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가관리 등의 이유로 정책적으로 시장에서 기대되는 수준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멕시코, 터키 등에 이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경우, 산업구조가 우리나라와 유사하지만 에너지 부문의 흐름은 사뭇 다르다. 독일은 2000년대 20년 동안 에너지 소비량은 7.4% 감소하였지만,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37.8% 증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독일은 전기요금이 200% 이상 인상했지만 우리나라는 40%가량 인상하는 데에 그쳤다. 물론 전기요금이 소비량을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기에 해석에 주의를 해야겠으나, 요금이 비용을 적절히 반영해야 효율적인 소비를 유도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급률이 약 18%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그래서 에너지 가격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대비 1.7배 증가하며 무역수지도 역대 최대 적자인 472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에너지 효율화는 탄소중립의 이슈뿐만 아니라 산업과 국가경제, 나아가 에너지 안보에까지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우리가 에너지 효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동규 서울시립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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