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사법부 무력화 시켰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 강행 처리
수십만명 반대시위 대혼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례없는 대규모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요 결정에 대한 사법부의 '제동 권한'을 없앴다. '극우'라는 평가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수십만 명이 시위에 참가하는 등 국민적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안 개정을 강행했다. 향후 반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이스라엘이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이날 오후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연정이 발의한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과 관련해 2~3차 독회(讀會)를 열고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총 120명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연정 소속 의원 64명이 전원 찬성표를 던지면서 개정이 완료됐다. 크네세트는 과반이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킨다.
이번 개정안으로 사법부 권한은 대폭 제한되게 됐다. 기존 기본법에서는 대법원이 행정부의 주요 결정을 들여다보고 국민 여론 등 기준에 비춰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보장했다. 성문헌법이 없는 이스라엘에서 이 권한은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장치로 평가받았다.
앞으로는 집권당이 의회 과반을 차지하면 이스라엘 정부는 어떤 견제 없이 각종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추가 입법을 통해 대법원이 내린 결정을 크네세트가 뒤집을 수 있게 하고 법관임명위원회에 크네세트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사상 최대 규모 반대 시위와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중재, 미국의 압박도 네타냐후 총리를 막지 못했다. 앞서 야권과 시민단체는 폭염 속에서도 텔아비브부터 예루살렘까지 나흘 동안 70㎞를 행진한 뒤 크세네트 인근에 텐트를 치고 철야 반대 시위를 실시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물밑 협상을 진행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법정비 강행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향후 이스라엘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며 국가적 마비 사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경제 시계가 멈춘다. 조합원만 80만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최대 노동운동 단체 '히스타드루트'와 경제단체 '비즈니스포럼' 소속 150개 기업도 이날 총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팔레스타인 등과 분쟁 중인 상황에서 안보도 흔들릴 수 있다. 이스라엘군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예비군들은 복무 거부를 선언했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포함한 1만명, 정보부대 예비군 약 1000명이 시위 참여를 결정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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