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아빠→엄마 된 트랜스젠더 "팬섹슈얼 성향, 뒤늦게 깨달아"

마아라 기자 2023. 7. 2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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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에서 엄마가 된 트랜스젠더 사연자가 등장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트랜스젠더 사연자가 출연해 "당당하게 살고 싶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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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세 아이의 아빠에서 엄마가 된 트랜스젠더 사연자가 등장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트랜스젠더 사연자가 출연해 "당당하게 살고 싶다"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자는 "어릴 때는 다른 취향의 남자인 줄 알았다. 그냥 취향이 여성적이고 눈물이 많은 여성스러운 남자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연자는 "난 팬섹슈얼(범성애자) 성향이다. 성별 상관 없이 그 사람이 매력있으면 사람을 사람으로서 좋아하다 보니까 그런 쪽에서도 내가 다르다고 못 느꼈던 거 같다"라며 결혼 후 뒤늦게 성 정체성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 후 버거운 부분이 많았다. 회사 생활하면서 몸이 아팠는데 그런 와중에 형제도 아파서 먼저 떠나게 됐다"라며 "전 부인이 외국인이다. 한국말을 잘 못해서 10년간 돌봐야 했다. 첫째 아이가 중증 자폐를 앓고 있어서 아예 말을 못하고 대소변도 못 가린다. 그런 상황에서 부모님도 모셔야 했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잘 벌어야 했고 엄마 역할도 잘 해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사연자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3년 전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다는 사연자는 현재 이혼한 상태라고. 그는 "아이들은 전 부인과 살고 있고 주말에는 내가 돌보고 있다. 아빠였던 사람이 조금씩 변해가니까 아이들이 날 큰언니라고 부른다"라고 전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사연자는 "현재 10세인 둘째 딸이 '큰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성별 요정이 씨앗을 반대로 물어줬다. 그래서 원래 큰언니 모습으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라고 했다. 둘째가 '요정이 그런 실수를 해서 큰언니를 왜 아프게 하냐'고 하더라"라고 둘째 딸과의 일화를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 사연자는 "둘째, 셋째가 딸인데 두 딸이 너무나도 좋아해준다. 전에는 찜질방, 워터파크 같이 가는 걸 못해줬는데 지금은 수술까지 마친 상황이라 다 해줄 수 있으니까 너무 좋아한다. 주중에도 학부모 상담이나 녹색학부모회도 한다"라며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사는 삶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연자는 "주변에서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많이 떠났다. 거의 80% 이상은 떠난 거 같다. 처음에는 다들 괜찮다고 하다가 다들 변해가고, 여성스러워질수록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당당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연을 들은 서장훈은 "본인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학부모 역할을 하면서 당당히 서고 싶은 거지 않나. 떳떳과 당당은 다르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지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의 생각이 바뀔 거다. 아이들이 거부할 수도 있다"라며 "그때 본인이 엄청나게 상처받고 슬플 거다. 몇 배 이상으로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잘 이해를 시켜줘라"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수근은 "아빠 쪽이니까 고모라고 하라고 해라.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우리 아빠는 트렌스젠더야'라고 얘기할 필요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서장훈은 "본인이 선택했으니까 감당해야 할 일도 있다. '세상이 나에게 왜 이러나'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이어 "시선들이 세월이 갈수록 많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바뀌길 바랄 수밖에 없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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