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호우로 인한 도로통제는 지자체에 1차 권한”…내부 불만 달래기?

경찰 늑장 대응 의혹엔 “수사 통해 밝혀질 부분…단정적 말하기 어려워”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4월 12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마약류 범죄 척결을 위한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참사 당시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수사를 통해 관련 기관에 책임이 있다면 다 밝혀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 청장은 2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참사 당시 대응과 관련, 경찰의 허위보고 정황을 확인했다며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수사본부가 차려진 청주지검은 이날 오전부터 충북경찰청과 청주 흥덕경찰서, 충북도청, 청주시청 등 관련 기관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앞서 충북경찰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면서 "신고 당시 참사 장소인 궁평2지하차도에 제때 가지 않은 것은 맞지만 현장에서 아무런 조치를 안 했거나 출동을 안 했다는 것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윤 청장은 경찰관 6명의 허위보고 관련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현장에 나갔던 경찰관 등의 개인별 인식이나 진술이 조금씩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의 오송 참사 특별수사본부가 경찰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서 모두 배제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수사본부와 검찰 간 최종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청장은 또 경찰 내부에서 참사 발생 책임을 경찰만 다 떠안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기관이 한 점 의혹 없이, 예외 없이 진상조사를 통해 결과가 나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우피해로 인한 재난 때 도로통제는 하천 수위, 도로 구조, 시설물 현황 등을 판단해서 결정한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 1차 통제 권한이 있다고 법에 규정돼 있고, 이 규정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가 인력 투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흥덕경찰서 관내에서 당일 외곽 도로에 산사태가 나서 대응하는 등 유사 신고가 빗발쳐서 정신이 없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