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다음은 Y2K..과거로 가는 예능들 [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지난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의 흥행 이후 '트롯 붐'이 일면서 다양한 트롯 오디션들이 쏟아졌다. 송가인, 임영웅과 같은 새로운 트롯 스타들의 탄생과 더불어 예능프로그램까지 '트롯바람'이 일 정도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이런 가운데 예능프로그램들이 이제는 트로트를 넘어 점점 더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추세다. 트롯열풍을 이을 새로운 트렌드 요소를 찾아 시대 역행을 하고 있는 것.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일찍이 패션계에는 'Y2K'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가요계에서도 앞다투어 '레트로 감성'을 콘셉트로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 역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 '추억팔이' 아이템들을 하나 둘씩 내세우고 있다.
다만 단순히 추억팔이만을 내세우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흥행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나 분위기도 달라진 만큼 옛 문화를 그대로 가져오기만 하는 게으른 기획력으로는 대중의 흥미도 금방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영트로(Young+retro)', '뉴트로(New+retro)'라는 말이 있듯, 그때 그 시절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대중들의 변화를 얼마나 적절히 융화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BS는 지난 5월부터 '강심장'을 리메이크한 '강심장리그'를 방송하고 있다. '강심장'은 출연진의 다양한 사연을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 해주는 토크쇼 형식으로, 최고 시청률 20%까지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강심장'을 진행했던 강호동과 이승기가 또 다시 의기투합해 10년만에 '강심장리그'로 돌아왔다.
특히 '강심장리그'는 기존의 큰 틀에 더해 강호동 팀 VS 이승기 팀으로 나뉘어, 핫한 인물과 힙한 이야기를 '썸네일'로 소개해 배틀을 펼친다는 새로운 룰을 적용시켰다. 유튜브 전성시대에 발맞춰 시청자들이 보다 더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이어 지난 19일부터 Mnet은 2000년대 화제의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리메이크하는 '엠넷 리부트'를 론칭했다. Y2K 트렌드를 정조준한 '엠넷 리부트'는 2000년대 예능 특유의 원초적 재미는 살리면서 2023년도의 새로운 구성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리부트한다는 시도로 기획됐다.
그 대상은 '아찔한 소개팅', '서인영의 카이스트', '재용이의 순결한19'였다. Mnet은 세 프로그램을 2023년도 버전으로 재해석해 '아찔한 소개팅Z', '채령, 대학가다(가제)', '풍자의 순결한19'로 재탄생시켰다. 20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사랑 방식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던 '아찔한 소개팅'은 최근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대세 예능인 이은지를 내세워, 이른바 '요즘세대'라 불리는 '젠지(Gen-Z)'들의 사랑을 담아낼 예정이다.
또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ITZY(있지) 채령의 대학생 체험기를 그리며 현실 MZ들의 대학생활을 보여주는 '채령, 대학가다(가제)'로 리메이크 된다. 정재용의 적나라한 입담이 돋보였던 '재용이의 순결한19'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최근 방송계까지 점령한 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가 뒤를 이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MBN은 1990~2000년대 댄스 음악을 소재로 한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 '쇼킹나이트'를 론칭했다. 지난 21일 첫 방송된 '쇼킹 나이트'는 90년대와 00년대 댄스음악 황금기를 소환할 세기말 감성 Y2K 댄스가요제다. 이상민, 신지, 채연, 김호영 등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해 90년대 댄스감성을 재현한 뉴트로 스타의 탄생을 가려낸다.
'쇼킹 나이트'의 경우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오디션 프로그램에 Y2K 감성을 녹여내 신선함을 더했다. 참가자들은 오로지 흥 넘치는 그 시절 댄스곡으로만 경연을 펼쳤고, 그 덕에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그야말로 심사위원과 관객, 시청자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완성됐다는 평이다.
8090년대 명곡을 소환하는 '오빠시대'도 9월 첫방을 앞두고 있다. '오빠시대'는 8090 시절의 감동과 설렘을 전해줄 오빠 발굴 타임슬립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과거 8090시대의 명곡을 재발굴함으로써 K팝과 트로트로 양분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가요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로 탄생됐다.
'오빠시대'는 MZ세대에게 레트로 감성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오빠부대'였던 8090세대에게도 추억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조용필, 구창모, 이문세 등 8090년대 소녀팬들을 몰고 다닌 마성의 오빠들을 잇는 2023년 새로운 국민 오빠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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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net, MBN,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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