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 겪던 시골 탁구부 ‘전국 제패’
[KBS 창원] [앵커]
전교생 100명 남짓한 의령 남산초등학교 탁구부가 최근 전국대회를 제패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체 위기를 이겨내고 탁구 명가를 일궈낸 아이들의 이야기, 윤경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교생 114명의 작은 초등학교, 5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탁구부가 있습니다.
지난 3일 열린 전국 최대 규모 대통령기 대회에서 모든 종목을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마영민/의령 남산초등학교 6학년 탁구부 : "팀들도 같이 열심히 해주고, 선생님들도 같이 열심히 해줘서 승부욕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 탁구부는 3년 전만 해도 해체 위기를 겪었습니다.
의령지역 학령인구가 크게 준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쳤기 때문, 선수가 단 3명뿐이어서 대회 참여조차 어려웠고, 운영이 힘들어지면서 전지훈련도 하지 못했습니다.
[김승희/의령 남산초등학교 탁구부 담당 교사 : "학생이 줄어드니까 이제 실력도 안 나오니까 성적이 안 나와서 주변에 지원도 좀 끊기고요. '의령 지역 탁구부가 없어진다. 문제다.' 이렇게 지역신문에 나오기도 했더라고요."]
부활을 이끈 건 3명의 아이들입니다.
저학년부터 꾸준히 다져온 실력으로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탁구 명가 재건의 닻을 올렸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전학생들까지 몰리며 탁구부원이 14명으로 늘었습니다.
마영민, 손재영 선수는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습니다.
[이준영/의령 남산초등학교 탁구부 코치 : "전 학년이 성적 낸 학교는 진짜 보기 드물 정도라고 협회 측에서 말하더라고요. '형들처럼 금메달 목에 걸고 싶어요. 중계방송에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면서 그런 영향력들이 동생들한테도 많이 전달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한국 탁구의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마영민/의령 남산초등학교 6학년 탁구부 : "탁구 선수 하면 한국인들에게 '마영민'이라는 이름이 떠오르게 하고 싶습니다."]
[손재영/의령 남산초등학교 6학년 탁구부 : "지지 않고, 이기려는 마음으로 (운동)하는 탁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영준/의령 남산초등학교 5학년 탁구부 : "실업팀에 선발되고, 국가대표로 선발된 다음에 올림픽에 가서 우승하고 싶어요."]
의령 남산초 탁구부는 이달 말까지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전국종별탁구대회에 참가해 다시 한번 전국제패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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