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쓰러진 초등생 사망…“보건교사 상주했다면”
[KBS 대전] [앵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학생이 뇌출혈로 2주 만에 숨진 사건, 지난주 전해드렸습니다.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과 어린이 응급진료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안타까운 사건이었는데요.
맨 처음 학생을 본 보건교사가 수업에 얽매이지 않고 학생 곁에 있었다면 응급대처가 더 빨랐을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뇌출혈로 2주 만에 숨진 A양, 두통을 호소하며 처음 찾은 곳은 학교 보건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건교사는 잠깐 상태만 확인한 뒤 보건수업에 들어갔고 대체교사가 울고 있는 A양을 홀로 엘리베이터에 태워 교실로 돌아가도록 지도했습니다.
A양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고 학교는 부모가 온 뒤에야 119구급대를 불러 보건실을 찾은 지 50분 만에 겨우 구급차에 올랐습니다.
만약 보건교사가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증상을 살폈다면 어땠을까,
전국보건교사노조가 같은 의문에 "응급후송 시점은 좀 더 빨라졌을 것"이고 "학생이 혼자 겪은 고통의 시간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송선영/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집행위원장 : "보건교사가 수업이 아니었으면 그 학생을 지속적으로 관찰을 하면서 상태 변화를 빨리 알아채서 응급후송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10여 년 전 경남 진해에서도 비슷한 사건으로 초등학생이 숨졌는데 그사이 응급대처보다 보건교육이 강화되면서 같은 사례가 반복됐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은 보건교사의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일반 교사를 대체교사로 지정하도록 한 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보건교사는 과거의 응급처치 역할에서 벗어나 보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 결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대체 교사를 두는 거거든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체교사들도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질병 매뉴얼을 보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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