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시즌아웃+구창모 먹구름…한국 AG 4연패 초비상, 위기에 강한 DNA 있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야구는 위기에 강한 DNA를 갖고 있을까.
이정후는 22일 부산 롯데전서 8회말 수비를 하다 왼 발목을 다쳤다. 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 필요하다. 재활까지 3개월 걸린다. 조금 앞당겨질 수 있지만, 10월 초~중순까지 경기에 나서는 건 어려워 보인다. 그 사이 키움의 2023시즌이 끝나면 이정후와 키움의 인연도 그대로 끝난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로 간다.
이 이슈와 별개로, 이정후는 9월 말에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 참가도 당연히 불발됐다. 이정후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며 병역특례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2회 연속 금메달, 아울러 한국의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끌 타선의 기둥으로 기대됐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이정후의 대체자를 뽑으면 된다. 대회 개막 전까지 부상자에 한해 엔트리 교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야구에 이정후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 소속팀 키움은 말할 것도 없다. 국가대표라고 다르지 않다. KBO리그 최고타자의 빈자리는 누구도, 절대로 메울 수 없다. 이건 엄청난 손실이다.
타선의 기둥을 잃은 게 끝이 아니다. 알고 보면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할 투수도 잃을 수 있다. 조짐이 영 좋지 않다. 구창모(NC)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서 구창모가 3~4주 후 재검진을 받는다고 했다.
구창모는 전완부 굴곡근 부상으로 5월17일 인천 SSG전 이후 개점휴업이다. 6월2일 잠실 LG전서 한 타석을 상대하고 자진 강판한 건, 사실상 실전 등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서 앞으로 1개월간 더 쉬어야 하니, 사실상 최소 3개월짜리 결장이다.
문제는 3~4주 후 재검진을 받아 투구해도 좋다는 소견을 받아도 실제 마운드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미 너무 오래 쉬어서 투구수를 다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9월 말에 개막할 아시안게임에 맞춰 컨디션을 회복할 것인지도 미지수다. 9월 초까지 못 돌아오면 아시안게임도 못 나간다고 봐야 한다.
현 시점에서 구창모의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는 이정후와 달리 확실히 얘기하긴 어렵다. 어쨌든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는 건 분명하다. 만약 구창모마저 출전이 불발되면, 한국은 투타 기둥을 잃고 대회에 나서야 한다. 물론 구창모 대체자도 뽑겠지만.
과거 한국야구는 위기를 극복하는 DNA가 탁월했다. 그러나 한국은 근래 들어 그런 모습이 거의 없었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서도 금메달을 땄지만 대만에 졌다. 2019 프리미어12 역시 준우승했으나 대만에 졌다. 도쿄올림픽, 지난 3월 WBC까지. 어느덧 국제대회 참사가 익숙해진 상황이다.
이정후와 구창모 둘 다 아시안게임에 못 나갈 경우, 금메달 확률이 크게 떨어질 정도로 한국야구가 형편없는 건 아니다. 다만,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DNA가 한국야구에 남아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부터 제대로 위기의식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이정후 없이 국제대회에 나갈 대표팀 선수들 역시 남다른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이정후(위), 구창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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