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생필품 가격, 달걀·두부 빼고 전부 다 올랐다

소비자단체, 39개 품목 가격 분석
37개가 전년보다 평균 10.2% 올라
“생색내기 아닌 체감할 인하 있어야”

지난 2분기 생활필수품 39개 가운데 37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0%가량 올랐다는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올 2분기 생활필수품 39개 가격을 분석한 결과 달걀과 두부를 제외한 모든 품목 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상승했다고 24일 밝혔다. 물가감시센터는 서울 25개구, 경기 10개 행정구역의 유통업체 420곳에서 39개 품목 82개 제품의 가격 동향을 파악했다.

가격이 오른 37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10.2%였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마요네즈(500ｇ)로 30.5% 뛰었다. 이어 맛살(300ｇ) 26.7%, 케첩(500ｇ) 22.8%, 어묵(300ｇ) 22.0%, 아이스크림(160㎖) 19.2% 등의 순이었다. 상위 5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4.2%였다. 반면 달걀과 두부 가격은 각각 4.8%, 1.2% 떨어졌다.

협의회는 마요네즈와 케첩 가격이 많이 오른 데 대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오뚜기가 지난해 마요네즈와 케첩 출고 가격을 각각 20.2%, 14.9% 인상한 것이 소비자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두 가격이 지난해보다 안정돼 소스류 가격 인하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으깬 생선살이 주원료인 연육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맛살 가격 인상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가격과 비교할 경우 32개 품목이 평균 2.1% 상승했다.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분유(12.6%), 아이스크림(8.9%), 맛살(4.9%), 달걀(4.4%), 케첩(3.8%) 등이었다. 협의회는 남양유업의 원유 납품가 인상이 분유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협의회는 또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정부의 압박에 기업들이 라면, 과자, 빵을 비롯한 제품 가격 인하를 선언했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주력 제품을 제외하거나 인상 가격의 절반 정도만 내렸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기업들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가격 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가격 담합으로 적발돼 과징금이 부과됐음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한 빙과류 제조업체들을 향해서는 “가격 인상 철회와 더불어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기록적 폭우로 상추, 시금치 등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더 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상등급의 적상추 4㎏ 도매가는 평균 8만7340원으로 한 달 전(1만9305원)보다 352.4% 뛰었다.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소매점에서 판매한 적상추 100ｇ 평균 가격은 한 달 전보다 2배 상승한 2235원이었다.

정부는 상추, 시금치, 깻잎, 닭고기 등 수급이 불안한 품목에 대해 최대 30%까지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