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도시’ 부산]① 건강 관리하는데…높고 격차 큰 ‘질병 사망’
[KBS 부산] [앵커]
부산 시민의 주요 질병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습니다.
지역별 건강 격차도 심각한데요,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아직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KBS는 빅데이터와 주민 건강조사 결과 등을 입수해 건강지표가 나쁜 이유를 추적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연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먼저, 부산 시민들의 건강 실태를,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연제구 건강생활지원센터.
체조 교실에 활기가 넘칩니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수강생 대부분은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입니다.
[주말순/부산 연제구 : "(아프신 데 있으세요? 어떠세요.) 아픈 데가 없습니다. 항상 즐겁게 운동을 하다 보니까 아픈 데가 없습니다."]
전문 강사의 도움을 받아 체형 변화를 측정하고, 처방에 따라 근력 운동도 합니다.
[김금순/부산 연제구 : "잠들 때 다리가 많이 아팠거든요. (다리를) 올려놓고 자고 그랬는데, 운동하고부터는 그런 게 없어요."]
이런 시설은 부산에 모두 7곳, 규모가 작은 동 단위 건강센터도 70여 곳에 달합니다.
주민들은 센터에서 운동은 물론 금연, 절주 등 건강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 부산 시민들의 건강생활실천율도 그렇게 낮지 않습니다.
최근 10년간 평균 33.5%로 서울과 대전에는 못 미치지만, 인천과 함께 7대 특·광역시 평균 수준입니다.
하지만 사망률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부산 등 전국 6개 광역시와 서울의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볼 텐데요,
지역별로 비교하기 위해 연령 구조, 즉 노인 인구가 통계에 미치는 영향을 제거한 수치입니다.
최근 2년간 부산은 사망률 1위였고요,
10년간 평균을 내보니 인구 10만 명당 363명으로, 울산에 이어 2위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망하는지 원인을 살펴봐야겠죠.
최근 10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인데요,
부산은 인구 10만 명당 연평균 105명입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44명으로, 두 가지 질병 사망률 모두 7대 특·광역시 중 1위입니다.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지역과 15명에서 20명 정도 차이가 납니다.
10년간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연평균 29명으로, 울산에 이어 2위였습니다.
건강 관리 수준은 나쁘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질병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허종배/부산연구원 연구위원 : "대기, 수질, 토양, 폐기물의 오염, 유해 화학물질의 노출, 이런 것이 지역적으로 다 다르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노출이 결국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건강 지표에도 영향을 미쳐서…."]
[김병권/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 "증상이 생겼을 때 빨리 치료를 해주는 인프라를 갖추는 게 사망률을 줄이는 건데, 실제 공공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는 보건소에서 하는 고혈압, 당뇨병 관리 사업을 주로 할 수밖에 없어요."]
주목해야 하는 건 건강 격차입니다.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부산 16개 구·군별로 살펴보니 쏠림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을 최근 10년간 평균으로 보면 영도구와 사상구, 동구, 서구, 중구 순으로 높았습니다.
영도구가 423명으로, 가장 낮은 수영구보다 90명 넘게 많았습니다.
사망률이 높은 지역의 주요 질병 원인을 보면 암과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따라 순위가 달라졌습니다.
[홍영습/부산시 환경보건센터장/동아대 의대 교수 : "여러 가지 지표가 낮은 (건강)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거기에 대해서 낮은 지표를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해 환경 노출과 사회경제적 격차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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