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묻지마 범죄’…처벌 강화로는 한계
[앵커]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피의자 조 씨가 밝힌 범죄 이유입니다.
이른바 '묻지마 범행'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도 몰라 대응이나 예방이 쉽지 않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010년, 서울 신정동 가정집에 침입해 40대 가장을 살해한 윤 모 씨, 웃음 소리를 듣고 화가 났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윤OO/신정동 묻지마 살인범/2010년 9월 : "나 자신은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비교돼 가지고 순간적으로..."]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 모 씨도 남들을 자기만큼 불행하게 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조OO/흉기 난동 피의자/음성변조/검거 당시 : "여태까지 내가 잘못 살긴 살았는데, 열심히 살았는데도 안 되더라고."]
동기가 불분명하고 이유 없는 적대감을 표출하는 '묻지마 범죄'는 범행 5건 중 1건이 '살인'일만큼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누가, 어디서 범죄의 대상이 될 지 알 수 없어 사회 전체에 공포가 전염됩니다.
처벌 강화 등 통상적인 범죄 예방책 효과가 불투명한 것도 특징입니다.
[안상원/광운대 범죄학 박사 : "일반적인 사람들은 누군가를 때렸을 때 '어떤 처벌을 받겠다' 계산을 하게 되는데, (묻지마 범죄자들은) 형량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범죄를 저지른다는 거죠."]
실제로 신림동 사건 피의자 조 씨는 이미 3건의 전과, 14건의 소년부 송치 전력이 있습니다.
소주병으로 사람을 내리쳐 뇌진탕 등의 부상을 입혀 집행유예 선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예방책은 미리 '징후'를 포착하고, 전문적 교화를 하는 거란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 "약물을 쓸 수도 있고 전문가라면. 행동치료를 할 수도 있고. '갱생이 되기 전에는 사회로 나갈 수 없다'라고 느끼는 제도를 운영하면 돼요."]
올해 법무부 범죄예방 활동엔 예산 천400억 원 가량이 책정됐는데, 절반 가량이 시설 운용 비용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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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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