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m 상공서 1000번 뛰어내렸다... 女특전대원 5人, 국제軍고공낙하 우승
대한민국 육군 특수전사령부(이하 특전사) 여군 고공강하팀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스페인 무르시아주(州) 산 하비에르(San Javier) 공군기지에서 개최된 국제군인체육연맹 고공강하 대회에서 사상 첫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육군은 24일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며 “금빛 강하의 쾌거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6월에 개최된 제45회 세계군인강하선수권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상위 10국을 대상으로 한 초청 대회 성격이다. 한국은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상호 활동, 정밀 강하, 스타일 강하 등 3개 종목에 출전했다. 그외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모로코, 튀르키예, 카타르, 체코 등이 참여했다.
김성미·박이슬·이지선·이진영 상사, 이현지 중사로 구성된 여군 대표팀은 상호 활동 금메달, 정밀 강하 단체전 은메달, 스타일 강하 개인전 은메달·동메달, 개인 종합 동메달을 획득해 세 종목 성적 합산 결과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상호활동 종목은 약 1만ft(3048m)상공에서 항공기를 이탈한 4명의 강하자가 35초 동안 자유강하를 하며 25개의 대형(隊形) 가운데 경기 직전 임의로 선정된 5개의 대형을 얼마나 정확하고 최대한 많이 형성하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이런 과정은 ‘제5의 팀원’이라 불리는 카메라 플라이어(Camera Flyer)가 이들과 함께 강하하여 촬영하고 심판진에게 영상을 제출한다.
이번 대회에서 상호활동 종목은 최초 8라운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체감온도 50도를 넘는 폭염과 강풍으로 인해 4라운드로 축소 진행됐다. 우리 선수들은 1라운드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4라운드 합계 91점을 획득, 89점의 모로코와 48점의 스페인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밀강하이라는 또다른 종목은 약 3500ft 상공에서 강하하여 반지름 16cm 원판의 중앙지점으로 강하하며, 중앙에서 1cm 멀어질수록 1점의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8라운드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은메달을 획득, 작년 대회 사상 첫 메달(동메달)에 이은 값진 성과를 거뒀다.
또 약 7000ft 상공에서 강하하여 각 2회의 좌·우·역회전 동작을 가장 빠르게 실시하는 스타일강하 종목에서는 두 번째 출전 만에 개인전 은·동메달을 획득했다.
세 종목의 성적을 합산한 결과, 대한민국 특전사 여군 고공강하팀이 최종 여군 종합우승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우리 선수단 대부분은 1000회 이상 강하 이력이 있는 ‘금장월계휘장’ 보유자다.
다들 꾸준한 새벽 체력 단련과 여러 번의 모의고공 강하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기본 임무 수행과 함께 대회 준비에 매진했다고 한다. 특히 상호 활동 종목에서는 25개의 규정된 대형을 완벽히 숙지한 가운데,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형을 만드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특전사는 전했다. 4명의 신호가 맞지 않거나 1명이라도 대형에서 분리되는 등의 각종 우발상황에 대비한 훈련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선수 4명의 무게를 일치시켜야 강하 속도를 맞출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강하자는 훈련 내내 허리에 납 벨트를 착용하는 어려움도 기꺼이 감수해야만 했다.
스타일 강하 개인전 은메달 수상자인 이진영 상사는 “상공에서 기체를 이탈하는 순간부터 맞닥뜨릴 수 있는 변수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 숙달과 팀워크를 다지는 훈련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값진 성적을 거둘 수 있어 자랑스럽고, 나를 언제나 믿고 응원해주는 남편과 딸, 그리고 스페인 하늘을 함께 누빈 팀원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했다.
선수단장 조용옥 중령은 “평소 특전사의 강도 높은 실전적 교육훈련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어 거둔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특전사는 전투역량을 극대화하고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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