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고비에서도’…재난 속 피어난 이웃사랑
[앵커]
그런가 하면 생명이 위급할 수 있는 급박한 순간에 이웃부터 먼저 챙긴 사람들도 있습니다.
새벽에 주민들을 깨우고, 노인들을 업어 나른 덕분에 수십 명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북부 지역에 시간당 34mm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15일, 하천에서 불어난 물은 순식간에 마을을 덮쳤습니다.
새벽 순찰 중이던 최성호 이장은 정전으로 방송을 할 수 없게 되자 확성기와 전등을 들고 집집마다 방문해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최성호/예천군 우곡리 이장 : "물이 자꾸 높아지더라고. 그래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심했는데 방송이 안 되는 바람에 확성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대피시키게 됐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엎고 부축해가며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습니다.
덕분에 급박한 상황을 알지 못했던 노인 60여 명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명교/예천군 우곡리 : "잠을 자고 있는데 문을 두드려서 나갔지. 이장님하고 뒷집(사람) 아니었으면 나는 어떻게 됐을지도 몰라."]
비슷한 시각, 계곡물이 범람해 주민이 고립됐다는 연락을 받은 최통일씨는 그곳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물이 급하게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문 앞의 토사와 나무를 걷어내고, 주민 2명을 대피시켰습니다.
[최통일/예천군 사곡리 이장 : "나도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순간적인 위기감은 있었죠. 마침 그래도 물 수위가 어느 정도 빠져나올 수 있는 정도여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특별한 장비 없이 몸을 던져 생명을 구한 건 평범한 우리 이웃이었습니다.
[김영환/예천군 고항리 이장 : "내가 이장을 안 해도, 안 하더라도 그렇게(구조) 해야 되지요."]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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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홍 기자 (k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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