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다 버겁고 놓고 싶다”…서이초 교사 사망 2주 전 일기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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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일기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가 생을 마감하기 약 2주 전인 7월3일 작성됐다.
"제법 오랜만에 펜을 잡는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일기에는 학급 내 업무 및 학생 문제로 A씨가 힘들어 한 정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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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있는데도 텐션이 안 오른다.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OO(학생 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24일 유족의 동의를 받아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A씨의 일기장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일기는 지난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가 생을 마감하기 약 2주 전인 7월3일 작성됐다.
“제법 오랜만에 펜을 잡는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일기에는 학급 내 업무 및 학생 문제로 A씨가 힘들어 한 정황이 담겼다.
일기에는 “가족들과 있는데도 크게 텐션이 안 오르고 말수도 적고 그랬다. 주말을 지나면서 무기력, 처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느껴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월요일 출근 후 업무폭탄+(학생이름) 난리가 겹치면서 그냥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숨이 막혔다. 밥을 먹는데 손이 떨리고 눈물이 흐를 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교사노조는 “생전 업무와 학생 문제 등 학교 생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분명 확인할 수 있다”며 “서울교사노조에서 제보를 통해 학생 중 큰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해 고인이 힘들어했다는 정황을 보도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유족이 일기장 내용을 공개한 것은 A씨의 죽음이 교육 현장의 불합리가 쌓인 구조적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A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일각에선 죽음의 원인을 학부모·학생 과도한 민원 등 ‘교권 침해’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보려는 시각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유가족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학교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일어난 것인만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 돼서는 안 된다”며 “학교에서 죽은 것은 고인이 학교에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학교의 교육 환경들 중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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