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대신 엄지손가락으로 쓴 소설…일본 최고문학상 수상
문화계 소식 전해드립니다. 온몸이 마비되는 장애 탓에 펜 대신 엄지손가락으로 태블릿PC에 글을 써온 작가가 일본 최고문학상을 탔습니다. 작가는 왜 이제서야 처음 중증장애인이 상을 탈 수 있었는지 생각해 봐달라고 했습니다.
정수아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일본에선 서점마다 이 책이 화제입니다.
[서점 직원 : 문학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고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탄 소설 제목은 '헌치백'.
척추 장애인을 낮잡아 부르는 '꼽추'라는 뜻입니다.
척추가 휜 주인공이 겪는 차별은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작가는 선천성 질환으로 열 살 때부터 몸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연필을 쥘 수 없어 누운 채로 양손에 아이패드를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소설을 완성했습니다.
[이치카와 사오/작가 : 20년 동안 아쿠타가와상을 전혀 목표로 한 적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뇌졸중으로 온몸이 마비되자 왼쪽 눈꺼풀을 깜빡여 써낸 프랑스 작가의 수필 '잠수종과 나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평생 생계를 위해 소설을 쓰다 처음 쓴 순수문학 작품으로 단숨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말을 할 때면 목에 난 인공호흡기 구멍을 눌러야 했지만, 수상 소감은 위트가 가득했습니다.
[이치카와 사오/작가 : 시상식 장소를 니코니코(포털 사이트)에서 예습하고 왔습니다.]
그리곤 뼈있는 한마디로 물음을 던졌습니다.
[이치카와 사오/작가 : 왜 2023년에서야 (중증 장애인이) 처음 이 상을 탔는지, 여러분들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영상그래픽 : 이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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