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암과 싸우며 공부하는 아이들…'어린이병원학교' 가보니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암과 싸우느라 또래와 어울리는 것도,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일부 병원에서 '병원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로선 난생처음 과학실험도 하고, 춤도 추어보는 소중한 곳인데, 전국에 36곳밖에 없습니다.
소아암 환자 수가 3만여 명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건데,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선생님이 손을 내밉니다.
아이는 잡을지 말지 고민합니다.
결국 천천히 마주잡습니다.
손뼉을 치고 한발로 뛰어봅니다.
오늘은 무용을 배우는 날입니다.
아이 몸엔 줄이 달렸습니다.
8살 이나는 소아암을 앓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최이나 : 가고 싶은 곳을 그린 거예요. {이나가 가고 싶은 곳이에요?} 네. {가서 뭘 하고 싶어요?} 물놀이.]
11살 재승이는 과학을 좋아합니다.
[예재승 : {오늘 수업은 어땠어요?}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친구들도 보고 선생님들도 봐서. 학교 느낌이 나서 좋아요.]
병원 안에 있는 어린이 학교입니다.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겐 소중한 곳입니다.
배선실이라고 적힌 곳을 들어가보니 냉장고와 전자레인지가 있습니다.
병동 옆에서 밥을 차리는 곳이었는데 배선실을 반으로 나눠 교실을 만든 겁니다.
교육부는 여기서 아이들이 1시간 수업을 받으면 하루 수업을 받은 걸로 인정합니다.
병원은 교사 자격증이 있는 직원에게 수업을 맡기고 교육부에 보고합니다.
5살 유안이는 만들기를 잘합니다.
[이영주/유안이 고모 : 아이가 되게 존경스러울 때가 있어요. 너무나 잘 버티고 있어. 잘하고 있어. 그렇지?]
선생님이 장난감을 들고 병동에 갑니다.
3살 시우는 태어날 때부터 아팠습니다.
[위인/시우 엄마 : 너무 오랫동안 누워 있던 아이다 보니까 천장에 형광등 불빛이 친구였던 아이였거든요. (선생님들이) 책도 읽어주시고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10살 규리는 초등학교 3학년이 돼서야 학교에 처음 갔습니다.
적응을 잘하고 있습니다.
1, 2학년 때 병원에서 수업을 잘 받고 수업 일수도 모두 인정받았습니다.
어린이병원학교는 전국에 36곳 있습니다.
매년 500여명의 아이들이 다닙니다.
하지만 국내 소아암 환자는 3만여명으로 추정됩니다.
꼭 필요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겁니다.
[최은화/서울대어린이병원장 :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성장은 전혀 다릅니다.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아이의 발달과 성장에 맞는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계획이 처음부터 세워져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병원도 학교도 가지 못하고 아직도 어디선가 아파하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이제 어른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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