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분당경영고 허유정의 각오 “지금부터, 100%”

김아람 2023. 7. 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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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5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나 자신한테 자신이 없어서 프로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고 말한 분당경영고 허유정. 지난 5월 막을 내린 연맹회장기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찾은 그는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는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진로가 정해졌으니, '지금부터'라는 새로운 마음으로 제

가 잘하는 걸 100% 해낼 수 있도록 할 거예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않고, 매 순간 후회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즌 중이라 바쁘죠.

지금은 학교에서 훈련하면서 주말리그 출전 준비를 하고 있어요. (매달 대회에 참가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4월 협회장기 때 잠깐 고비가 오긴 했었지만, 극복하려고 노력했어요. 밸런스 문제로 경기 기복이 심한 것 같아 집에서도 코어와 고관절 운동을 꾸준히 했어요. 

 

3월 춘계 대회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우승했습니다. 

올해 저희 멤버가 좋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동계 시즌 스토브리그 때 "개인플레이만 한다. 팀플레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어요. 춘계 때도 우승했지만, 팀플레이가 부족한 점은 아쉬웠어요. 

 

그런 부분에서 코치님은 어떤 조언을 하나요? 

(박수호) 코치님께서도 당연히 팀플레이를 원하세요. 그렇지만 저희 장점을 살리기 위해 어느 정도는 개인의 능력을 활용한 공격도 주문하세요. 너무 욕심을 낼 때는 지적하시지만요. 

 

춘계 대회에서 팀플레이 외 다른 아쉬운 점은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첫 경기부터 소심한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서 두 번째 경기부터 다시 마음 잡았는데, 결승 땐 컨디션 조절이 잘 안됐어요. (왜요?) 경기를 돌려보다 보니 취침 시간이 늦어졌고, 잠을 잘못 잤는지 허리가 많이 아프더라고요. 

 

4월 협회장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어요. 두 대회 모두 결승에서 3점 차 승리를 거뒀죠. 

춘계 결승에서 수피아여고랑 만났을 땐 마지막에 따라잡혔어요. 협회장기 결승 온양여고전에선 계속 끌려가다가 마지막에 역전한 거였어요. 팀적으로는 협회장기가 (춘계보다) 팀원들의 합이 잘 맞았어요. 패턴과 수비도 연습한 대로 어느 정도 잘 됐고요. 그런데 저는 춘계보다 (협회장기 때) 더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요. 잘해야겠다는 마음만 앞서서 흥분하기도 하고, 플레이가 잘되지 않을 땐 숨기도 했어요. 전체적으로 마인드 컨트롤이 유독 부족했다고 느낀 대회였어요. 

 

5월 연맹회장기에선 3위를 차지했습니다. 준결승에서 만난 숙명여고한테 65-69, 4점 차 아쉬운 패배를 했어요. 

모든 팀원이 우승하자는 마음이 강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코치님 지시를 잘 이행하지 못했어요. 그게 패인 같아요. 

 


허유정 선수는 득점상과 감투상 등의 개인상을 받았죠. 

개인적인 경기 내용에서 크게 아쉬운 점은 없었어요. 득점 욕심이 크진 않았지만 중요할 때 마무리를 잘했고, 밸런스도 좋았던 대회였어요. 

 

지난 대회에서 기억에 남는 경기도 있을까요?

연맹회장기 첫 경기였던 동주여고전이요. (박)다원이가 부상으로 못 뛰는 상황에서 스타팅 멤버 2명이 5반칙으로 퇴장했어요. 4분 정도 정말 힘들었지만, 같이 뛴 친구들이 잘 버텨줘서 이길 수 있었어요. 그 경기를 극복한 게 대회 내내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농구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도 나눠볼까요.

(두 살 터울의) 오빠가 먼저 농구를 하고 있었어요. 저도 명일초등학교 4학년 때 스포츠클럽에서 처음 농구를 시작했고, 이후에 서초초등학교로 전학 가면서 엘리트로 전향했어요. 

 

스카우트였나요?

네. 오빠가 다니던 스포츠클럽이랑 엘리트 체육팀이랑 연습 경기를 할 때 저도 구경하러 갔었거든요. 제가 활발한 성격인 데다 체육관에서 막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제의하신 게 아닐까 해요. 그런데 무엇보다 제가 농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이후 숙명여중으로 진학했어요. 중학생 때는 어떤 선수였어요?

중학교 다닐 땐 좀 파괴적일 정도로 돌격했어요. 거침없었죠. 그런데 1대1 농구는 중학교 때까지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와선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인 건 필요할 때만 해야 하더라고요. 

 

고등학교 1학년 땐 지금의 분당경영고로 전학 왔습니다. 

6월쯤에 전학했어요. 팀을 옮기면서 출전 정지 징계가 있었는데, 그게 풀리고 나서 처음 나간 게 국제대회였어요. 

 

2022년에 다녀온 U16, U17, U18 대표팀 말이죠? 

아쉬움이 커요. 안 좋은 모습만 보였거든요. 16세 대표팀에선 스타팅으로 들어갔는데 체력이나 스피드, 수비 등 전체적으로 부족했어요. 17세 대표팀 땐 1번 포지션을 보는 친구가 다치면서 기회를 얻었는데, 그때 뛰면서 반성도 많이 했어요. 18세 대표팀 땐 뛰지 못하고, 밖에서 많이 배웠어요.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아요. 

'벽이 높구나. 함부로 비빌 수 없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벤치에서 볼 때는 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그려보기도 했어요.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포지션도 변경했다고요. 

중학교 때까진 포지션을 가리지 않았어요. 분당경영고로 온 후 1번을 보기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투 가드 시스템이었지만, 올해는 주로 1번을 보고 있어요. 패턴 플레이를 할 땐 가끔 2번으로 내려가기도 해요. 

 

포지션 변경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처음엔 패스도 안 되고, 1대1만 해서 많이 혼나기도 했어요. 그래도 코치님들께서 지도를 많이 해주신 덕분에 지금은 적응을 마친 상태예요. 

 

슛은 좀 어때요?

원래 슛 기복이 좀 심한 편이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체형과 밸런스가 잡힌 덕분인지 많이 좋아졌어요. 슛 연습도 많이 하고 있고요. 

 

본인의 장단점도 소개해주세요.

제 장점은 힘이에요. 마음먹고 리바운드 경합 상황에 들어가면 거의 다 따내는 정도예요. 저희 팀에 큰 선수들이 많아서 상대 팀이랑 경기할 땐 작은 선수가 저를 수비하는데, 그럴 땐 포스트 업을 해요. 힘에는 자신 있거든요. 반면, 시야가 좁은 건 단점이에요. 전보단 나아졌지만 그래도 아직 뻣뻣한 느낌이 있어요. 청주 KB스타즈 허예은 언니처럼 다양하고, 편하게 패스하는 게 부족해요.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요?

일단 연습할 때부터 과감하게 하면서 미스를 줄이려고 해요. 그리고 일요일마다 '프라임타임'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해요. 트레이너 선생님들께서 제 영상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세요. 협회장기 준비 과정에선 슛을 많이 잡아주셨고, 연맹회장기 때는 2대2 플레이를 많이 알려주셨어요. 또, 슛을 쏘는 여러 상황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고 하셔서 그런 상황을 만들어 훈련하기도 해요. 

 

롤 모델도 있나요?

문성곤 선수요. 스스로 제일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수비라고 생각해요. 진짜 수비를 너무 잘하고 싶어서 문성곤 선수의 영상을 많이 챙겨봐요. 시간이 될 땐 직접 체육관에 가기도 하고요. 그리고 허예은 언니의 센스와 시야, 경기 운영도 배우고 싶어요.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해를 남겨두고 있는 만큼, 올해 목표도 남다를 것 같아요.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과 저희 3학년 3명 모두 프로에 가는 거예요. 중학교 때 소년체전에서 우승한 적이 있는데, 고등학교에 와선 아직 없어요. 가장 큰 대회로 꼽히는 대회라 꼭 우승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난 5월) 연맹회장기가 끝나고 진지하게 고민했었어요. 그 전엔 저 자신한테 자신이 없어서 프로에 대한 욕심이 없었는데, 이번 연맹회장기를 통해 자신감을 찾았어요.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프로의 무대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허유정 선수의 목표를 응원합니다. 끝으로 각오 한 마디. 

진로가 정해졌으니

'지금부터'라는 새로운 마음으로 제가 잘하는 걸 100% 해낼 수 있도록 할 거예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않고, 매 순간 후회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 대한농구협회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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