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을' 취급하는 학부모·학생들…속속 드러나는 '악성 민원'
일선 교사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악성 민원이나 괴롭힘에 시달려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고 말합니다. 학생이 교사의 사물함을 몰래 뒤지고 학부모가 폭언을 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해 자신의 개인 사물함을 몰래 열어보려던 학생을 붙잡았습니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면 안 된다'고 타이르고 학부모에겐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는 역정을 냈습니다.
[우리 아이가 지적 호기심이 너무 많고 과학적 탐구심이 많아서 (그랬던 것이다)]
학생이 수업 중 욕을 해도 할 수 있는 건 없었습니다.
[A씨/초등학교 교사 : 중국어로 '밥 먹었어?' 이런 것들을 욕처럼 들리는 것을 확 얘기를 한다던가. 만약에 그 아이 이름을 부르면 아이가 모욕감을 느껴서 아동학대이고…]
얼마전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단 진단을 받은 교사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한 학기 동안 학부모 한 명에게 30건이 넘는 민원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 자리를 무작위로 바꿨단 이유였습니다.
[B씨/초등학교 교사 : '선생님도 한 번 창가 쪽에서 계속 수업해보세요' (이런 식으로) 자리 바꾸는 걸로도 몇 번 (항의를) 했었고.]
교사 커뮤니티엔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1000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올라왔습니다.
증빙서류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말꼬리 잡고 시건방 떨지 마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하교 지도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CCTV를 돌려보며 스스로 보라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교사의 죽음도 알려졌습니다.
교권 보호를 주제로한 서울시 교육청 기자회견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발표를 할 때 숨진 교사의 부모가 발언을 한 겁니다.
[초등학교 교사 유족 : 가해 학생의 한 부모가 지속적으로 이렇게 옷을 벗기겠다, 다시는 교단에 못 세우겠다, 콩밥을 먹이겠다…]
교육부가 교사 보호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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