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장관 "출협, 서울도서전 재정적 탈선 감사"… 출협 "박 장관 해임해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열린 K-북 비전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내역을 누락하는 등 행태가 발견돼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출협은 "그동안 규정에 따라 정산했다"며 정면반박에 나섰다.

박 장관은 이날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감사 결과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 누락 등 한심한 탈선 행태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출협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조금 정산 과정에서 수익금 상세 내역을 단 한 차례도 출판진흥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출협은 국고보조금이 집행되는 출판계 민간 단체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보조금 집행과 수익금 사용 등을 감독하고 있다. 문체부는 이 과정에서 이권 카르텔 등이 있었는 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경우 10억 원 가량의 보조금이 지원되며, 출협은 도서전 기간 입장료와 출판사 등 참가 기관의 부스 사용료를 받아 수억 원대의 별도의 수익금을 얻는다.

그러나 문체부는 출협이 이 같은 수익금 초과 이익에 대한 국고 반납 의무 등 기본적인 회계 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감사 과정에서 수익금 입출금 내역 일부를 지우고 제출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지워진 입출금 내역의 상당 부분은 해외 참가 기관으로부터 받은 참가비로 밝혀졌으며 출협은 감사 전까지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봤다.

박 장관은 "조사 결과 보조금법 등 실정법 위반 혐의가 밝혀지면 출협 책임자에 대해 관계 당국에 수사 의뢰하고, 출판진흥원에 대해서도 정산 업무 소홀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문체부 발표 이후 출협은 입장문을 내고 "협회는 그간 규정에 따라 보조금 정산을 완료하고 회계 감사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며 "수십년간 문체부 담당관과 출판진흥원의 승인 없이 정산을 마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직자가 더 이상 대립과 갈등, 의혹의 증폭에 몰두하지 말고 문화 발전의 본령에 집중하기를 바란다"며 "박 장관의 해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