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서 떨어진 아기와 미혼모…앞뒤 안재고 응급실로 내달린 택시기사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7. 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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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사진 = 연합뉴스]
갓난아기와 미혼모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급박한 상황에 응급처치 후 택시비도 받지 않고 빠르게 병원 응급실로 데려다 준 한 택시기사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시기사님께 받은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아기를 홀로 키우고 있는 미혼모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A씨는 아이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려 택시를 호출했고, 부랴부랴 2층 계단을 내려가던 중 발을 헛디뎌 아이를 안은 채로 굴러떨어졌다. 천만다행으로 아이는 어디 하나 다친 곳 없었으나, A씨는 서 있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큰 부상을 입었다.

A씨는 피가 철철 나는 다리를 이끌고 집 앞에 도착한 택시로 향했다. 기사는 A씨를 보자마자 “목적지보다는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다”면서 차를 세우고 A씨의 다리를 지혈하면서 “어떻게 된 거냐. 아이는 괜찮냐. 응급실에서 치료하려면 누가 있어야 할 텐데 연락할 보호자 없냐”고 물으며 A씨의 상처 부위를 살폈다.

A씨는 왜인지 모르겠는데 택시기사에게 미혼모라는 말을 하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기사는 A씨를 다독이며 병원 응급실에 데려다준 뒤 접수까지 해줬다고 한다. A씨는 “기사님께 택시비를 받으라고 했지만, 기사님은 얼른 치료받으라고 하시곤 홀연히 가버리셨다”면서 발목은 금이 가 깁스하고, 살은 꿰맸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기사님께 전화했는데 괜찮냐, 치료 잘 받았는지 걱정부터 해주셨다. 2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같은 따뜻한 마음에 자꾸 눈물이 나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며 “택시비도 계속 거절하셔서 전화기 붙들고 고개를 꾸벅이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택시비는 물론 기사님의 따뜻한 배려와 은혜를 어찌 갚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병원 측에서도 아이와 둘 뿐이라는 사실을 아시고 최대한 저의 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혹시 기사님께서 이 글을 보시면 제가 살면서 이렇게 큰 은혜를 처음 받아봤는데, 항상 건강하시고 이보다 더한 행복한 일이 생기길 기도 드리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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