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는 점쟁이?…반도체 고점에 인버스 베팅, 3일간 12% 수익[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3. 7. 24. 20: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의 기술주 고점론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걸까.

서학개미들은 나스닥지수와 반도체주가 단기 고점을 찍고 조정을 시작하기 직전에 3배 인버스 펀드를 사들였다. 반대로 기술주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3배 레버리지 펀드는 차익을 실현하며 대거 팔아치웠다.

빅테크주에 집중돼온 랠리가 그간 소외됐던 증시의 다른 부분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에 성장주를 폭넓게 포괄하는 펀드와 산업재 펀드를 순매수한 점도 주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2~18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1억1711만달러 순매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17~21일)

직전주에 12주일만에 순매수 전환했다가 한 주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직전주 순매수는 20년 만기 미국 국채 펀드에 대한 투자가 이끌었다면 이번 순매도는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에 대한 3배 레버리지 펀드 매도가 주도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ICE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를 각각 1억982만달러와 9062만달러 순매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8일 3842.4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뒤 19~21일 3일간 3.7% 하락했다. 또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18일 1만5841.35로 올들어 최고치를 찍은 뒤 21일까지 2.6% 떨어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절묘한 시점에 SOXL과 TQQQ를 처분한 셈이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에 ICE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는 3636만달러와 1277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역시 절묘한 타이밍의 매수다. 지난 18일 종가로 SOXS와 SQQQ를 매수했다면 21일까지 3일간 수익률은 각각 11.9%와 8.2%에 이른다.


테슬라는 2551만달러 순매도하며 9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순매도 규모는 직전주 5701만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테슬라는 지난 19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다 19일 소폭 약세를 보였고 20~21일 2일간은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으로 10% 이상 폭락했다.

테슬라는 순매도됐지만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은 874만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실적 발표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일부 투기적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대해서는 1499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이며 순매도 규모가 직전주 867만달러보다 늘었다.

빅테크주로 구성된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U)도 1130만달러 순매도돼 서학개미들의 기술주 고점론 인식에 힘을 실었다.

FNGU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클래스A,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 넷플릭스, AMD, 스노플레이크 등 10개 종목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미국 대형 은행들로 구성된 벤치마크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마이크로섹터즈 미국 대형 은행 지수 3배 레버리지 ETN(BNKU)도 1190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된 미니 위기로 급락했던 은행주들이 최근 실적 호조에 힘입어 반등하자 차익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시술장비를 만드는 인모드가 904만달러 순매도된 것도 눈에 띈다. 인모드는 이스라엘 미용기기 업체로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인모드는 국내 피부과 시술장비 업체인 클래시스 및 원택과 함께 동반 상승했는데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3배 인버스 펀드와 함께 직전주에 이어 20년 만기 미국 국채 펀드를 순매수했다.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전략 ETF(TLTW)는 2099만달러,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는 1134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면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에 대해선 882만달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빅테크주에 집중됐던 랠리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아이셰어즈 러셀1000 성장 ETF(IWF)와 산업재 셀렉트 섹터 SPDR 펀드 ETF(XLI)가 1182만달러와 114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인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IWF는 나스닥100지수보다 더 많은 성장주를 포함하고 있어 랠리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될 때 수혜가 기대된다.

고릴라 테크놀로지 그룹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새로 진입했다. 고릴라는 시가총액이 1억6600만달러 규모의 소형주로 비디오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AI(인공지능) 및 사이버 보안회사이다.

고릴라는 지난 4월초 주가가 12달러대에서 1~3달러대 수준으로 폭락했다가 이달 초 6달러대를 넘어서는 급등세를 보인 뒤 최근 다시 2달러대로 추락했다.

서학개미들의 최근 매매 동향을 보면 빅테크주는 여전히 피하고 있지만 주식가액이 낮고 주가 변동성이 큰 밈 주식에 대한 순매수는 부쩍 늘어났다.

한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12~18일 사이에 엔비디아가 751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 관심을 끈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거의 내내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며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