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가짜뉴스로 먹고사는 이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속담들은 세대를 뛰어넘는 지혜와 힘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전혀 와닿지 않는 속담이 있으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입니다.
왜냐구요. 전혀 근거가 없는데도 만들어지고 시작돼, 거의 전국 단위로 번지는 '가짜뉴스'가 너무 많거든요.
지난주, 숨진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만 해도 고인은 학부모 괴롭힘으로 담임이 2번이나 교체된 진상 반을 맡고 있었다고 했는데 사실무근, 고인은 모두가 기피하는 학교폭력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사실무근, 3선 국회의원 집안이 고인에게 갑질을 해 왔다며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됐는데, 이 또한 사실무근 같이, 전혀 근거 없는 소설이 진짜처럼 전국을 강타하는 데는 불과 3시간도 걸리지 않았지요.
요즘은 이 '카더라'만도 아닙니다. 아예 사진까지 올립니다.
지난 5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엔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 폭발 사진이 게시됐죠. 펜타곤 영내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은 전 세계로 순식간에 확산돼, 미국 S&P500 지수까지 출렁였지만 이 사진은 AI로 만들어 낸 가짜였습니다.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와 기성 언론은 물론 주식시장까지 움직인 거죠.
"진실은 중요하며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미국 대선을 '선거 조작'이라고 보도한 폭스뉴스가, 투표기 제조기업인 미국 도미니언에 7억 8천750만 달러, 우리 돈 1조 400억 원의 손해배상을 하기로 한 뒤 원고 측 변호사가 한 말입니다.
그동안 광우병 사태나 천안함 폭침, 세월호 침몰이나 사드 배치 등등 그렇게 많은 가짜 뉴스에 속았는데도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가짜 뉴스로 판명이 나도, 발설자나 유포자에게 무거운 법적 책임을 지게 하지도 않고,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지도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아니, 되레 괴담을 퍼뜨린 정치인과 유튜버들은 지지자들의 호응 속에 두둑한 수입을 챙기는 세상이죠.
이런 정치인들에게 가짜 뉴스에 철퇴를 내리는 법을 제정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앞뒤 안 맞는 얘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가짜뉴스로 먹고사는 이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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