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키를 키워라”…‘초유의 조례안’ 의결
[KBS 대전] [앵커]
대전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초등학생의 성장판 검사비 지원을 골자로 하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키 작은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취지인데 학생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대전시교육청 학생 키 성장 지원 조례안'이 대전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식단 개발과 운동 프로그램 운영 같은 내용도 담고 있지만 골자는 초등학생들의 성장판 검사비를 지원하는 겁니다.
검사비용은 1인당 5만 원 정도, 대전 전체 초등학생이 받을 경우 한해 37억 원이 들어가는데 원하는 학생은 검사를 받게 해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게 입법 취지입니다.
[김영삼/국민의힘 대전시의원/대표 발의 : "성장판 검사를 통해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키가 안 크거나 또 성장발육에 문제가 있는 친구들을 찾아내서 예방하는 차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반면 조례 제정도 반대 목소리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키가 작은 게 질병도 아닌데 이를 공공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건 입법 과잉이라는 겁니다.
[김민숙/민주당 대전시의원 : "사실 성장판 검사를 한다고 해서 키가 자라는 것은 아니잖아요? 교육청에서 고민할 일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고민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키 작은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희/전교조 대전지부장 : "(학교는) 각자 조화롭게 사는 것을 교육하는 곳인데, 괜히 '키가 큰 것이 좋다'라는 선입견만 조장하고 어떤 뚜렷한 실효성을 볼 수 없는 조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시교육청도 성장판 검사비 지원에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치는 가운데 내년부터 성조숙증 환자 등 일부 학생에게 검사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송민석 기자 (yesiwi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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