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자 애도할 권리 보장…“‘무연고자 부고’ 지자체가 알려야”
[앵커]
가족도 연고도 없이 고독하게 숨진 사람들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조차 알리기 힘든 게 현실이죠.
무연고자 사망자들의 부고 소식을 의무적으로 알리게 하는 조례안이 서울시에서 처음 마련됐습니다.
존엄한 삶의 마무리, 사별자들의 애도할 권리가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성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빈소에 고인 이름이 적힌 위패들이 놓여있고… 검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장례 절차를 진행합니다.
["잠시 묵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느 장례식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영정사진이나 유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가족 없이 생을 마치거나, 가족이 시신 인도를 거부한 '무연고자'들에 대해 서울시가 치르는 공영 장례입니다.
[박진옥/나눔과나눔 이사 : "장례를 치를 수 없는 분들이 고인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서 애도할 권리와 애도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서울시는 지난해 공영장례 1,100여 건을 치렀는데, 참석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자체나 경찰이 고인의 가족에게만 사망 사실을 알리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장례를 거부하면 친구나 동료들은 사망 사실 자체를 알기 어렵습니다.
고인을 애도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시의회는 조례를 개정해 서울시가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인의 장례 일정을 의무적으로 게시하게 했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려는 사람은 장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에서 보장하도록 했습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부고가 없으면) 누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또 장례 일정을 어떻게 치르게 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부고의 의미는 함께 죽음을 보내드린다는..."]
무연고 사망자는 2021년 기준 3,600여 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부고를 알릴 의무가 부과된 지자체는 서울시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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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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