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탁, 사업 운영 능력 부족"... 시공사 입찰 늦춘 여의도 한양

박순원 2023. 7. 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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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가 시공사 입찰 일정을 연기했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달 말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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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이곳에선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운영위원회가 시공사 입찰 일정을 연기했다. 신탁사인 KB부동산신탁의 시공사 입찰공고 탓이다.

KB부동산신탁은 시공사 입찰 공고문에 특정 건설사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문구를 뒀다. 이에 운영위원회 내부에서 아파트 소유자의 선택지가 좁아졌다며 불만이 제기됐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달 말 여의도 한양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그러다 이달 초 공고를 취소하고 3분기 중 공고를 새로 내기로 했다. KB부동산신탁은 여의도 한양 시공사 참가 입찰 자격에 '소송이 진행 중인 건설사의 입찰을 제한한다'고 명시했는데 이 문구가 특정 회사를 입찰에서 배제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여의도 한양 재건축 현장에선 건설사 시공능력 순위 2위 현대건설과 5위 포스코이앤씨가 홍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곳 입찰공고에 위 문구가 적용되면 현대건설은 입찰 자격을 잃게 된다. 현대건설은 6년 전 수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현장에서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심 유죄 판결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선 소송 진행 여부로 건설사의 입찰 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서울 중심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많은 건설사일수록 소송 전력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는 건설사는 소송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도심 핵심지역 수주 실적이 많은 건설사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KB부동산신탁의 현장 이해도가 다소 부족해서 발생한 일인 것으로 본다"며 "실적이 많은 건설사일수록 진행 중인 소송이 많을 가능성이 큰데, 단순히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것 자체로 시공사 입찰 자격에 제한을 뒀다면 그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신탁은 이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KB부동산신탁은 과거 타 재건축 현장에 적용했던 공고문을 토대로 입찰 공고를 냈는데, 여의도 한양 재건축에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의도 한양 운영위 관계자는 "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 대한 파악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 하고자 한다"며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는 내용의 공고를 모두 수정해 소유자가 더 좋은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건축 사업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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