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하한선 손질… ‘역전 현상’ 막는다

권구성 2023. 7. 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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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실업급여 하한선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예고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24일 "구직 의욕을 제고해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이 최근 실업급여를 '시럽(syrup)급여'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제도 개편 과정에서) 도덕적 측면으로 접근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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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제도개선 설명회
최저임금 상승에 하한액도 급증
2022년 28% 실업급여가 소득 역전
'수급자 재취업' 4명 중 1명 그쳐
고용부 "도덕적으로 접근 안 해"
당정 '시럽급여' 비유 논란 해명

정부와 여당이 실업급여 하한선을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예고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24일 “구직 의욕을 제고해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이 최근 실업급여를 ‘시럽(syrup)급여’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 “(제도 개편 과정에서) 도덕적 측면으로 접근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실업급여 제도개선 필요성 관련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실업급여 수급자는 163만1000여명으로, 이 중 73.1%인 119만2000여명이 하한액을 적용받고 있다. 문제는 최저임금과 연동된 하한액 기준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그 결과 최저임금 근로자의 실수령액보다 실업급여 하한액이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17일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가 분주하다. 연합뉴스
올해 기준 최저임금의 80%인 하한액은 월 184만7040원인 반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실수령액은 179만9800원으로 더 낮다. 역전 현상으로 실직 전 급여보다 실업급여가 높아진 수급자는 2022년 기준 전체 수급자의 27.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을 실업급여 수급자가 최저임금 일자리로 취업할 경우 실소득이 감소하는 유일한 국가로 (지목하며) 하한액 하향 조정을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고용부가 이 같은 역전 현상에 주목하는 것은 실업급여 수급자의 재취업률이 감소세에 있어서다. 수급자 재취업률은 2013년 33.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8%로 내려앉았다. 재취업률이 해마다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2016년까지 30% 수준이었던 수치가 2017년 이후 줄곧 20%대를 기록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단기적으로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면서 실업급여를 타 내는 꼼수 사례도 늘고 있다. 실업급여를 5년 간 3회 이상 반복 수급한 사례는 2018년 8만2284명에서 지난해 10만2321명으로 24.4% 증가했다.
이미 정부와 국회는 실업급여 반복 수급을 막기 위한 고용보험법과 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이 지난 2월 개정을 추진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과 윤준병 의원도 지난해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문제를 개선하자는 방향에서 여야가 어느 정도 일치한다”며 “정부안와 여야안이 이처럼 공통점을 갖고 있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여당이 최근 공청회에서 ‘실업급여로 해외 여행 간다’, ‘명품 선글라스를 사며 즐긴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관한 야권의 비판에 대해 김 실장은 “(실업급여 수급 및 제도 개선에 관해) 도덕적으로 접근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제도 개편이라는 것은 제도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걸 도덕적으로 접근해서 실업급여를 어떻게 쓰는지 등을 검토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실업급여 제도 개선과 관련해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정 간 협의와 공론화가 필요해 올해 국회에선 이것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실장은 “올해 안에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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