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디젤차, 신차·중고차 시장서 소비자 '외면'

윤정식 기자 2023. 7. 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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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디젤자동차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차를 새로 살 때 디젤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중고 디젤차의 가격 급락으로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2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등록된 신차는 91만5012대입니다.

이 중 전기차 7만8466대, 하이브리드차 15만1108대로 친환경차는 22만 9574대입니다. 같은 기간 디젤차는 16만8219대로 훨씬 적습니다.

높은 경제성을 앞세웠던 디젤차는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클린 디젤' 수식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자료=JTBC 뉴스룸〉

4년 사이 68% 줄은 디젤 신차



2018년 55만7692대였던 디젤차 판매량은 지난해 18만1746대로 4년 만에 68% 줄었습니다.

앞서 조사된 올해 상반기 디젤차 신차 판매량(등록기준) 16만8219대도 지난해 동기 대비 3.8% 감소한 겁니다.

이런 경향은 디젤차의 독무대로 보였던 상용차에서도 나타납니다.

지난해 현대차 포터2 디젤은 7만1993대 팔렸습니다. 전년보다 5.78% 줄었습니다.

반면 포터2 전기차는 2021년 1만5805대에서 지난해 2만418대로 29.1% 늘었습니다.

신모델은 디젤 라인업 퇴출 움직임



자동차 제조사들도 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는 승용 세단 중 디젤차를 없앴습니다.

특히 소형 SUV '베뉴'와 '코나'는 이미 가솔린 엔진만 팔고 있고, 출시를 앞둔 신형 '싼타페'와 '쏘렌토'는 디젤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울시가 2025년부터 시내 공공부문 디젤차 진입을 전면 금지키로 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디젤차 패널티를 다양화하면서 사실상 '내연기관 퇴출'을 선언한 겁니다.

자동차 관련 자료사진〈자료=JTBC 뉴스룸〉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에 요소수 사태까지



과거 디젤차는 '클린 디젤'이란 구호 아래 경제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차로 인식됐습니다.

특히 수입차 시장 인기가 대단해, 2015년 68.85%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 이후 기류가 바뀝니다.

전 세계 각국 정부가 디젤차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했습니다.

때마침 국제 유가는 출렁였고 현재 디젤은 가솔린과 엇비슷한 가격이 됐습니다.

디젤차에 넣어야 하는 요소수는 한때 수입선이 막혀 품귀 사태를 빚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는 디젤차를 외면하기 시작한 겁니다.

디젤차에 필요한 요소수가 한 때 수입 중단되면서 디젤차 차주들은 차량을 운행 못 하기도 했다. 〈자료=JTBC 뉴스룸〉

디젤 SUV 휴가철에도 찾는 사람 많지 않아



소비 패턴은 중고차 시장으로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디젤 중고차가 매물은 느는데 찾는 소비자가 전보다 준 겁니다.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은 내려가는 중입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보통 전통적인 휴가철인 7월은 모든 차종 중 디젤 SUV 인기가 가장 높았는데 올해는 다르다"면서 "없어서 못 팔던 쏘렌토 디젤 모델은 가격을 100만 원씩 내려도 안 팔린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로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SUV도 종류가 다양하고 일부 SUV 모델은 전기로도 출시돼 굳이 디젤로 살 필요가 없어진 겁니다.

완성차 업체들 디젤차 개발 중단할 듯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 할 전망입니다.

유럽연합(EU)은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 '유로7'을 2025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러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디젤차 제작비가 훨씬 올라갑니다.

디젤차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는 더 외면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디젤차보다는 전기차에 개발비를 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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