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 2분기 연속 삼성전자 제쳤다

장우진 2023. 7. 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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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2분기 어닝시즌 개막
현대차·기아, 영업익 1·2위 기대
삼성·하이닉스, 반도체 3조씩 적자
車부품사 HL만도, 70% 성장세
한국조선해양은 흑자 전환할 듯

주요 상장 대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본격 개시된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크게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 정유업계는 유가 하락 여파로 뼈아픈 실적을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철강업종도 경기 둔화 여파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국내 수출 산업을 이끄는 현대차·기아의 경우 역대 최대 분기 실적 기대감이 나오면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1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선 업종도 건조물량 증가와 선가 상승 등에 힘입어 흑자 전환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정유, 영업이익 감소폭 90%대 추산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홀딩스를 필두로 삼성전자, 현대차. HD현대 등 주요 제조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오는 26일엔 현대차,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제철, LG이노텍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27일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HD한국조선해양, 기아, 현대모비스, 삼성SDI, 한화솔루션 등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28일엔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이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업종별로 기업들의 실적 희비는 확연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7일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5.7% 급감했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27일 컨퍼런스콜에서 세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메모리를 포함한 반도체 사업에서 3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적자 7400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저조한 분기 실적이다.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도 올 2분기에 3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했다.

가전업계의 전망도 '흐림'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스마트폰·가전 시장에서의 입지가 만족스런 분위기가 아니다. LG전자는 올 2분기 89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분기 기준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지만, 매출 증가보다 물류·재료비 관리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해 "가전(H&A)은 전방 수요 감소로 시장 기대에 비해 성장이 부진했지만 물류·재료비에서 비용 절감 효과가 지속됐다"며 "TV 수요는 월별 기준 회복이 관측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보수적인 셀인(sell in) 집행을 통한 재고 관리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종도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3260억원으로 작년보다 38.1% 감소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인 4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경기 불황으로 철강업종 회복세가 더뎌지면서 철광석 가격이 약세를 보인 여파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작년 4~6월 1톤당 130~150달러 선에서 올 2분기엔 100~12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정유업계도 정제마진 하락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 등은 2분기 영업이익 추산치가 작년보다 90% 이상 급감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바이유는 작년 4~6월 배럴당 100~110달러 선을 웃돌았지만 지난달 말엔 75.55달러까지 떨어졌다.

◇현대차·기아, 삼전 넘고 영업익 1·2위 '기대'

이에 반해 자동차·부품업종과 조선업종에서는 훈풍이 계속 불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조8000억원, 기아는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대로 실적이 나올 경우 전 분기를 뛰어 넘는 사상 최대치이자, 삼성전자를 넘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양사는 올 들어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올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106만대, 기아는 80만8000대로 작년 동기보다 8.5%, 10.1% 각각 증가했다. 특히 수출의 경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환율 효과도 기대된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14.68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5.11원(4.4%) 상승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1분기에도 환율로 각각 2760억원, 2280억원의 영업이익 효과를 봤다.

완성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더뎠던 부품사들도 올 2분기엔 호실적이 예상된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올 2분기 영업이익이 6500억원, 현대위아 630억원, HL만도는 800억원 안팎이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현대모비스와 HL만도는 60~70%대, 현대위아는 20%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올 초부터 내리막을 보이던 주요 원자재 가격이 2분기부터 본격 적용되는 데다, 해외 판로가 넓어지면서 수출도 회복세를 보인 점이 호실적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부품 19억9100만달러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HD현대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 2분기 흑자 전환이 예고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2022년 수주한 물량이 올해 본격적으로 인도가 시작되고 선가가 오르면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에만 조선과 해양 부문 수주량이 연간 목표치의 90%를 달성한 상태로 우호적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22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자회사들의 건조물량이 증가하고 선가 상승에 따라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점진적으로 강화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그룹사들의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이상현·전혜인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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