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불편해"…'비공식작전' 하정우, 줄어든 韓영화계 걱정(종합)[인터뷰]
[OSEN=김보라 기자] “작년 여름 시장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올해도 단순히 작품 하나만 잘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닌 거 같다. 올해는 기회도 없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밀수’가 스타트를 잘 끊어서 정말 다같이 잘됐으면 좋겠다.(웃음)”
하정우는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날 두 편의 한국영화가 동시 개봉하는 것에 대해 “김용화 감독님과 통화를 했는데 서로 말도 못 하고 조심스럽다. 치열한 경쟁에 놓여 조심스럽고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하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배급 쇼박스, 제작 와인드업필름·와이낫필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로, 8월 2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같은 날 김용화 감독이 연출한 SF 드라마 영화 ‘더 문’(배급 CJ ENM, 제작 CJ ENM STUDIOS·블라드스튜디오)도 극장 개봉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하정우와 주지훈, 그리고 김용화 감독은 영화 ‘신과함께’(2017~2018) 시리즈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바. 각별한 사이를 자랑하지만 올여름 신작으로 맞붙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좌불안석이다.
이 같은 상황이 “조심스럽다”는 하정우는 “(개봉날짜는) 제가 결정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을 아껴야 하고 예의 있게 행동을 해야 한다. 이런 시간들을 겪으면서 조심성이 생긴 건데, 그렇다고 해서 (김용화 감독님과 현 개봉 상황이) 낯설다거나 불편하지는 않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하정우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활발해진 OTT 업계와 불과 몇 년 전과 달리 투자 및 제작이 줄어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에 놓인 극장 개봉 영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우리나라 극장 산업이 예전처럼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정말 특수한 상황 같다. 이러한 경쟁 구도가 쉽지 않지만, 그럼에서도 올여름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다 잘됐으면 좋겠다.”
올여름 가장 먼저 관객들을 만나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에 대해서도 하정우는 건투를 빌었다. “'밀수' 팀은 지난 주말 동안 부산-대구 무대인사를 마치고 어제 올라왔다. 그래서 어저께 류승완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다. 류 감독님이 영화계 대선배니까 먼저 개봉해 잘되길 빈다”고 바랐다.
하정우와 주지훈이 앙상블을 빚은 새 영화 ‘비공식작전’은 평범한 사람이 갑작스러운 재난을 맞아 고립되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돌파하는 이야기다. 지난 2022년 2월 크랭크인해서 같은 해 8월까지 6~7개월 간 촬영을 진행했다.
평범한 공무원 민준 역을 소화한 하정우는 “제가 매번 작품에 임하는 과정은 비슷하다. 김성훈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는데, ‘하정우 사용설명서’를 잘아시지 않나 싶다. 좋은 감독의 덕목 중 하나가 디렉션이고 배우들은 그것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나간다. ‘터널’ 때도 그랬고. 촬영 후 여러 장면들을 붙이는 건 감독의 손을 타는 것”이라고 김성훈 감독의 역량을 칭찬했다.
김성훈 감독은 영화 ‘킹덤: 아신전’(2021), ‘끝까지 간다’(2014), ‘터널’(2016)과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2019~2020)으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하정우는 ‘신과함께’ 시리즈 영화 이후 배우 주지훈과 이 작품을 통해 재회했다. 올해 초 공개된 티빙 예능 '두 발로 티켓팅'에서도 형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바. 이에 그는 “주연배우로서 다시 만나는 건, 어쩌면 평생의 숙제 같은 일”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하정우는 “주지훈과의 기시감을 걱정하고 의식하면서 연기할 순 없다. ‘재회’라는 틀에 갇혀서, 연기하는 것에 방해를 받으면 안 된다. 배우로서 고민하며 평생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맡은 인물에 진심과 열정을 더하면, 관객들이 그 부분을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주지훈과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하정우는 주연작 누적 관객수가 1억 명(2018년 기준)을 돌파하며 이른바 ‘최연소 1억 배우’로 등극했다. 그런 그도 신작의 흥행에 대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이날 그는 “매번 부담스럽다. 속으로는 얼마(의 누적 관객수)에 도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는데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렵다”며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 ‘콘트리트 유토피아’ 팀 모두 흥행 스코어에 대한 생각은 저와 같을 듯하다”고 한국영화에 우리나라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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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워크하우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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