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뷰티업체에 갑질"…'피신고' CJ올리브영 4년간 어떻게 했길래
쿠팡 "화장품 사업 시작하자 거래 방해" 올리브영 "입점 제한한 사실 없어"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1. CJ올리브영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던 중소 뷰티 납품업체 A사는 쿠팡에 납품 계획을 알렸다. 그러자 CJ올리브영은 "매장을 축소하겠다"고 알려왔다. 결국 A사는 쿠팡 납품을 포기했다.
#2. 또다른 중소 뷰티 납품업체 B사 역시 CJ올리브영에 쿠팡 납품 사실을 통보하자, CJ올리브영은 B사의 인기 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했다.
#3. CJ올리브영에 뷰티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 C사는 쿠팡 납품을 고민했지만 CJ올리브영의 단호한 태도에 마음을 접었다. CJ올리브영이 C사에 "쿠팡에 납품하는 경우 입점 수량과 품목을 축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24일 쿠팡이 국내 1위 헬스·뷰티스토어 CJ올리브영(대표이사 이선정)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공개한 2019년 이후 CJ올리브영의 '거래 방해 갑질' 주요 사례다. 4년 전인 2019년은 쿠팡이 화장품 판매 사업에 본격 뛰어든 해다.
쿠팡은 이날 오전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CJ올리브영은 쿠팡을 경쟁상대로 여기고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해 왔다"며 "수많은 납품업체들이 CJ올리브영의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쿠팡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납품업자가 쿠팡에 납품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쿠팡에 납품할 경우 거래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 납품업자에게 배타적인 거래를 강요했다.
특히 쿠팡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CJ올리브영의 배타적 거래 강요행위로 인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납품업체와의 거래가 번번이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이는 명백히 대규모유통업법 제13조 위반행위다"며 "회사는 납품업자로부터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돼 신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온라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 하는 과정 중에,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하자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은 '오늘드림'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납품업체 및 소비자들에게 로켓배송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며 "쿠팡이 뷰티 시장에 진출한 시점부터 직접적인 경쟁사업자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방해행위를 해온 사실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서비스'는 등록 배송지 기준으로 가까운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공정위 신고 여부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며 "올리브영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으며 신고 내용 확인되는 대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J올리브영은 국내 대표적인 뷰티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2018년 1198개에서 올해 1298개로 확대됐다. CJ올리브영에서 취급하고 있는 상품의 약 80%는 국내 중소업체가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CJ올리브영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7809억원으로 전년대비 31.2% 뛰었고, 영업이익은 2713억원으로 같은 기간 두배 뛰었다. CJ올리브영은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다.
때문에 뷰티 분야 온·오프라인 유통 양강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쿠팡이 CJ 계열사와 재격돌하면서 '햇반 전쟁' 전선이 확대한 것이란 해석도 내놓는다. CJ제일제당과 지난해 11월부터 햇반·비비고 등 식품의 납품 단가를 두고 장기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주요 제품에 대한 쿠팡의 납품가 인하 요구를 거절했고, 이에 쿠팡은 햇반·비비고 등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하면서 8개월째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네이버쇼핑이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하는가 하면, 마켓컬리·11번가 등에 이어 지난달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그룹 유통 3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여타 온·오프 유통 경쟁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쿠팡을 겨냥한 전방위 공세에 나서자, 쿠팡 역시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 성장과 고객 만족 측면을 부각시키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햇반 등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중소·중견 식품 제조사들이 누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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