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도 장제원도 “직 걸겠다”…사퇴 선언, 尹정부 ‘배수진’된 배경은[이런정치]
원희룡 “양평고속道 전면 백지화” 발언에도…“野 입장 따라 재개 여부 달라”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우주항공청 특별법 처리를 위해 ‘사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5월 말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두 달 간 회의를 열지 못하고 법안이 표류하면서 끝내 배수진을 친 셈이다. 이를 놓고 거대 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프레임 작업’ 의도가 깔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여권은 장 의원의 사퇴 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어디까지나 정치인의 사퇴 선언은 ‘선언’일 뿐”이라며 “원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도 곧바로 ‘민주당이 사과하면 재개’하는 쪽으로 선회하지 않았나. 민주당의 책임을 강조하는 일종의 압박”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장 의원이 나름 잘 판단한 것 같다”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이었을 때 민주당은 과방위 단독 개의를 일삼았는데, 장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처리 기한을 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두둔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답답한 심정을 대신 전해준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려는 민주당도 지금 자신들의 행동이 ‘견제’인지 ‘억지’인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앞서 장 의원은 전날 SNS에 “우주항공청 법안을 8월 내에 통과시키면 민주당이 원하는대로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우주항공청이 차질 없이 올해 말 출범하려면 정기국회를 넘기지 말아야 하는 만큼 장 의원이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과방위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후임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등 현안마다 여야가 대립하면서 파행돼 왔다.
장 의원의 강수에도 과방위는 파행 수순이 예상된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SNS에 “한동훈, 원희룡 장관에 이어 장 위원장까지 자리를 걸었다”며 “정치 공세를 위해 자꾸 공직을 거는 여당의 황당한 사직 퍼포먼스가 참 한심하다”고 했다. 민주당 과방위원은 통화에서 “26일 회의는 위원장의 계획일 뿐 아니냐”며 “일방적 회의 일정에 민주당이 참석할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에 직을 건 여권 인사는 또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노선 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장관직뿐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여권에선 야권의 의혹 공세를 돌파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선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원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에 대해 노선 검토뿐 아니라 도로 개설사업 추진 자체를 이 시점에서 전면 중단하고, 이 정부에서 추진됐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 한다”고 선언했다. 원 장관은 “민주당은 더 이상 추측과 정황만으로 찔끔찔끔 소설쓰기로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자신 있으면 정식으로 국토부 장관인 저를 고발하라”고 날을 세웠다.
원 장관이 승부수를 던진 지 20여 일이 지난 가운데, 여권에선 “총선 전후로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토부 담당자와 기자회견을 연 뒤 “국책사업은 정치적 부분이 아니라 정책적 부분인데 민주당이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책적 부분에 갑자기 정치가 끼어든 것”이라며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 주느냐에 따라 (사업 재개 여부는)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국토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야가 고속도로 사업을 붕 뜬 상태로 놔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원 장관이 자신의 직을 걸겠다고 발언한 만큼 국민들이 어느정도 설득됐다고 본다. 이젠 국책사업이 백지화된 것이 ‘누구’ 때문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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