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롯바 인력 유출 갈등 격화… 이직자 영업비밀 누설 법적공방

강민성 2023. 7. 2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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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의 인력난 속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력유출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직한 직원들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해 7월 인천지법의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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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된 인력 이동에 문제 커져
업계 "인재 유치난 더 심화될 듯"
왼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롯데바이오로직스 송도 메가플랜트 조감도. 각사 제공.

제약바이오 업계의 인력난 속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인력유출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직한 직원들이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상반기 법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영업비밀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냄에 따라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이 이 사건에 대한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해 7월 인천지법의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 4명을 형사 고발했다. 인천지검은 지난 3월 부정 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들 중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또한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유인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에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지난 2월경까지 인력 유인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증명 3건을 발송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원뿐만아니라 기업을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은 인력유출과 영업비밀침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생산역량을 쌓고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 지식과 기술을 가진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인력이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CDMO(위탁개발생산) 업계가 워낙 좁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숙련된 인력들이 이동하다 보니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신공장 부지가 삼성바이오바이오로직스 공장과 25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보니 인력유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에 송도 생산공장 관련 사업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최근 롯데지주,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4자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리터(ℓ)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을 국내에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한 투자 규모만 30억달러에 이른다. 1개 플랜트마다 12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의약품 시설도 갖추기로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8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가진 5공장이 준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가지게 된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인재 유치난이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영업비밀 유출 소송과 관련해 "국내 바이오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생긴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노하우를 쌓는데 11년이란 긴 기간이 걸렸는데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경쟁사 바로 옆에 생산공장을 짓는 데다 선발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인력을 스카웃하는 방법을 쓰고 있어 두 기업 간의 긴장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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