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슈퍼앱 으로…글로벌 SNS 빅뱅
메타·구글·틱톡 등 빅테크들도 종합 앱 변신 가속
작년 10월 트위터를 사들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SNS 비즈니스에 ‘메스’를 대겠다고 선언했다.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알파벳 ‘X’로 바꾸는 게 첫걸음이다. 기능도 다양해진다. 트위터를 메시지 교환은 물론 전자상거래와 금융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슈퍼앱’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머스크의 슈퍼앱 프로젝트가 빅테크 SNS 혁명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곧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에게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새는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오늘 밤 충분히 훌륭한 X 로고가 나오면 내일 전 세계에 이를 공개할 것”이라며 깜빡거리는 X 이미지를 올렸다.
로이터는 이날 “트위터를 메시지,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과거 슈퍼앱에 대한 비전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작년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며 “트위터 인수는 슈퍼앱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 텐센트가 개발한 위챗은 중국에서 사용자 13억 명을 확보한 세계 최대 슈퍼앱이다. 상품과 서비스 결제부터 화상통화, 기타 메시지 기능,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모바일 앱 하나에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SNS인 위챗이 인터넷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맡는다고 이해하면 된다.
중국 위챗에 자극받은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나 구글, 틱톡, 우버 등이 슈퍼앱 전환을 시도했지만, 아직 단일 앱으로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머스크 CEO가 눈여겨보는 기능은 ‘금융’이다. 그는 지난 3월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미래 비전을 담은 ‘트위터 2.0’을 설명하며 “단순한 SNS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같은 달 미국 네바다주에 특수목적법인(SPC) X(X Corp)를 설립한 뒤 트위터 법인을 흡수합병했다. 서류상으로 트위터 법인명이 X로 바뀐 것이다. 당시 정보기술(IT)업계에선 “머스크가 슈퍼앱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굿바이 파랑새"…머스크 새 브랜드는 'X'
일론 머스크 CEO의 슈퍼앱 구상은 과거 그가 창업한 두 번째 회사 X닷컴(X.com)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첫 창업회사인 인터넷 기반 정보제공 업체 집2(Zip2)를 매각한 자금으로 1999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인 X닷컴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2년 뒤 사명을 페이팔로 바꿨고, 2002년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 매각됐다. 당시 1억6500만달러의 매각대금으로 머스크 CEO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설립했다. 이후 2017년 머스크 CEO는 페이팔로부터 X닷컴 도메인을 다시 구매했다. 업계에선 머스크 CEO가 이때부터 슈퍼앱 프로젝트를 구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터의 슈퍼앱 프로젝트와 머스크 CEO의 다른 사업들이 연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머스크 CEO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설립하고 생성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가 “xAI가 트위터, 테슬라와 협업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트위터의 슈퍼앱 개발 과정에 xAI가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빅테크 간의 슈퍼앱 개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앱스토어와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금융결제 서비스를 통해 슈퍼앱과 비슷한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슈퍼앱 전략을 추진할 후보로 꼽힌다. 메타는 이달 초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새 SNS 스레드를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목표가 똑같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작년 말 MS가 쇼핑, 메시지, 웹 검색 등을 모바일 앱에 합친 슈퍼앱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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