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 그리고 27년 만에 나타난 전 남편

이은지 2023. 7. 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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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4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조윤용 변호사

- 부양이나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속인에서 제외하는 법 조항 현재 없어

- 다만 피상속인에 대한 살인이나 상해, 강박이 있는 경우 결격 사유로 상속인 자격이 박탈될 수 있어

- 홀로 아이를 양육한 것은 어머니로서 당연한 의무를 한 것으로 보아 특별한 부양, 기여로 인정받기 어려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27년 전, 그러니까 1990년대 초반에 이혼했습니다. 당시, 두 아들은 어렸는데, 남편은 연락조차 하지 않고 양육비도 주지 않았죠. 악착같이 살아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임에도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착실했고, 집안일도 도맡아서 했습니다. 형제간의 우애도 두터웠습니다. 우리는 의기투합한 운동선수처럼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가 두 아들은 성인이 되었습니다. 첫째와 둘째는 대출을 받아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장사가 자리 잡아가기 시작할 즈음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둘째 아들은 32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와 첫째 아들은 큰 충격을 받았으나 슬픔을 억누르고 겨우 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둘째 이름으로 된 상가 점포와 아파트 분양권, 자동차 등의 재산을 정리하려고 보니까, 공동상속인인 친부의 동의가 있어야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아버지를 수소문해서 찾았는데, 친부는 사정을 듣더니 죽은 둘째 아들 명의의 재산 반을 요구했습니다. 둘째가 대출을 많이 받아서 채무도 갚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빚은 저와 둘째 아들이 갚고, 무조건 재산만 반을 나눠 달라고 우기더군요. 도저히 대화가 통하지 않아, 결국 상속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평생 아버지 노릇을 하지 않은 사람이 27년 만에 나타나서 재산을 달라면 줘야 하는 건가요?" 매우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이 사연에 아버지의 경우 굉장히 오랜 시간 나 몰라라 하고 부양과 양육 의무 다하지 않았는데요. 이런 아버지라고 하더라도 상속 자격 있는 걸까요?

◆ 조윤용 변호사(이하 조윤용): 부양이나 양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상속인에서 제외하는 법 조항은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 조인섭: 상속 자격이 있다.

◆ 조윤용: 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속 자격은 있어 보입니다.

◇ 조인섭: 고인이 된 구하라 씨 같은 경우도 이와 비슷한 경우죠?

◆ 조윤용: 네. 그때 그 당시에 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에 대해서 자녀 사망 시 상속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굉장히 높고 지금도 입법적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향후 변화가 될 수는 있겠지만 현행법상으로는 상속인 지위에서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는 상속인 자격을 상실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요. 고의로 피상속인,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아니면 살해하려고 시도한 경우, 또 상해를 가해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사기나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유언이나 유언 철회를 방해하거나 유언하도록 한 경우 등이 있습니다. 상속을 받기 위해 이런 불법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상속 자격은 인정이 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이 사연 같은 경우는 일단은 비난은 받아 마땅하지만 일단 상속 자격은 있다라고 하는 거네요. 그렇다면 아들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상속분이 좀 더 인정될 수는 없을까요?

◆ 조윤용: 상식적으로 혼자서 힘들게 키워온 어머니에게 상속분이 더 인정되어야 할 것 같지만 법리적인 판단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민법에는 상속분을 인정하는 더 인정하는 기여분 제도가 있기는 한데요.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이 어린 아들을 부양해왔으니까 상속재산 분할에서 기여분, 이런 부분을 주장할 수는 없을까요?

◆ 조윤용: 네, 비록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도 전혀 지급받지 못하고 홀로 망인을 양육한 안타까운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은 어머니로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고 그래서 특별 부양이라고 인정받기 어려운 면이 있어 보입니다.

◇ 조인섭: 당연한 거기 때문에 기여도는 인정이 안 된다.

◆ 조윤용: 네, 그런데 혹시 피상속인 명의의 재산 취득에 있어서 어머니인 사연자 역시 상당한 자금적 기여를 만약에 하였다면 그 부분은 기여분 인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사연자가 객관적인 입증 자료를 토대로 자금적인 기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입니다.

◇ 조인섭: 그러면 특별 부양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을 좀 더 이야기해 주세요.

◆ 조윤용: 상속분을 조정할 만큼의 정도의 특별한 부양은 예를 들면 일상생활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피상속인의 간병과 돌봄에 매진을 하였다거나 아니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비용을 전액 부담한 경우로 보고 있습니다. 또 재산 취득과 유지를 위해서 상당한 자금을 보탠 특수한 사정, 이런 것들을 주장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그거 이외에 또 이 사연에서 둘째 아들은 재산뿐만 아니라 채무도 남겼다고 했거든요. 이 상속재산 분할 소송 통해서 이 채무, 빚도 나누게 되나요?

◆ 조윤용: 사연자님이 만약에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제기를 한다면 그 재판 절차 내에서는 원칙적으로 상인이 피상속인이 남긴 적극 재산만을 분할 대상의 대상으로 하고 금전 채무와 같이 그 분할이 명확한 채무들은 당연히 상속인 분들에게 법정 상속분할 따라서 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금전 채무를 어떻게 분할할지는 심판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채무는 그냥 법정 상속분대로 분할이 된다는 거죠?

◆ 조윤용: 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공동상속인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고요. 민사적으로 채권자와의 관계에서는 상속인들 역시 채무를 공동으로 부담해야 되는 것은 맞는데, 다만 상속재산분할 소송에서 각 상속인별로 피상속인 채무를 어떻게 분담해야 할지를 정해주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 조인섭: 채무는 어쨌거나 법정 상속분대로 분할이 된다는 거고, 그러면 이 사례로 봤을 때 어머니 처지에서는 좀 억울한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혹시 어머니가 두 아들을 홀로 양육하면서 부담한 비용, 이 부분은 현재 아버지한테 청구할 수 있을까요?

◆ 조윤용: 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해 보입니다. 상속분과는 별개로 사연자님인 어머니께서는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어 보이고 판례로 살펴보았을 때 이혼 당시 자녀 양육비에 관해서 구체적인 합의를 하지 않았다면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므로 충분히 과거 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양육비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 주세요.

◆ 조윤용: 좀 더 구체적으로 소멸시효 관련해서 말씀을 드리면 2009년 8월부터 양육비 부담 조서라는 제도가 시행이 됐는데요. 이 제도를 통해서 협의 이혼을 할 때에는 양육비에 대해서 반드시 정하도록 그렇게 정해졌고 그래서 이때 정해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양육비를 미지급하면 강제집행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는 이혼을 하더라도 양육비에 대해서 정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았고요.

◇ 조인섭: 사연자의 경우는 1990년에 이혼을 하셨어요. 그러면 양육비 부담 조서는 2009년 8월에 이후에 한 거니까 이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 조윤용: 이 경우에 사연자님 같은 경우에는 1990년대에 이혼을 했고 또 특별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리고 양육비에 대해서 정하지 않았던 걸로 보여요. 그래서 수십 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진행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지금이라도 전 남편을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러면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부양과 양육을 다 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에 관한 사연인데요. 현행법상 양육과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상속 자격은 안타깝지만 있습니다. 다만 이제 피상속인에 대한 살인이나 상해, 강박이 있는 경우 결격 사유로 상속인 자격이 박탈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들을 홀로 부양하고 양육한 어머니에게 상속분이 더 인정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사연자님의 질문도 있었는데요. 실제로 민법에서는 특별한 경우 상속분을 더 인정하는 기여분 제도가 있지만 홀로 아이를 양육한 것은 어머니로서 당연한 의무를 한 것이어서 특별한 기여로는 인정받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다만 아들의 사업에 기여한 객관적인 입증 자료가 있다면 상속분이 더 인정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는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상속재산분할소송에서 채무를 나누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부담할지 법원에서 정해주지는 않고 법정 비율대로 나눠진다라고 정리를 해주셨고요. 다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1990년대 이혼을 하셨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지급받지 못했던 과거 양육비에 대해서는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조윤용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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