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AI 노이즈 제거, 얼마나 좋을까?
올해 4월 어도비가 자사 프로그램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4월 19일(현지시간) 배포된 2023년 4월 업데이트를 통해 PC 버전 라이트룸과 포토샵 확장 프로그램 카메라 로우(Camera RAW)에 AI 기반 노이즈 제거 기능을 추가했다.
카메라로 사진을 즐겨 찍는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었다. 평소 사진을 찍을 때 노이즈가 너무 거슬렸기 때문이다.
촬영한 사진을 확대해 보면 색이 얼룩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를 노이즈라고 부른다. 기존에도 노이즈를 제거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된 기능을 3개월 동안 사용해 보니 인공지능을 도입했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 사진 화질 떨어뜨리는 '노이즈' 왜 발생할까
카메라 센서는 수많은 픽셀로 이루어졌다. 사진을 찍을 때 센서에 전류가 흐르는데, 수천만 개나 되는 픽셀에 항상 동일한 전류를 흘리는 건 불가능하다. 어떤 픽셀에는 많이, 어떤 픽셀에는 적게 흐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픽셀마다 색을 받아들이는 효율이 미세하게 달라진다. 같은 색이라도 픽셀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는 데 이 과정에서 노이즈가 발생한다.
카메라 센서가 빛을 감지하는 정도를 'ISO 감도'라고 한다. 예를 들어 빛이 적은 어두운 환경에서는 빛을 더 잘 인식하라는 의미에서 ISO 감도를 올려 촬영하게 된다. 이때 센서의 각 픽셀마다 흐르는 전류가 많아지면서 오차가 더욱 커지고 노이즈가 심해진다. 같은 장면이라도 ISO 감도가 높을수록 노이즈가 잘 보이는 이유다. ISO 200으로 촬영한 사진과 ISO 6400으로 촬영한 사진의 노이즈 차이는 육안으로 식별될 정도다.
■ 수동 노이즈 제거 옵션 이미 있어, 특징은?
이런 노이즈 패턴을 인식해 매끄럽게 다듬는 기능이 '노이즈 제거'다. 포토샵은 AI 노이즈 제거 기능이 나오기 전부터 노이즈 제거 기능을 지원하고 있었다.
먼저 카메라 로우에 RAW 이미지 파일을 불러온다. 그다음 오른쪽 도구 모음 중 ‘세부’ 항목에서 ‘수동 노이즈 항목’을 조절하면 노이즈를 줄일 수 있다. 항목은 ‘광도’와 ‘색상’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인 노이즈는 광도 조절만으로도 제거가 가능하다.
광도는 0부터 100까지 조절할 수 있다. 이때 100으로 설정하면 노이즈가 전부 사라져 화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치를 지나치게 높이면 노이즈가 아닌 부분까지 이미지가 뭉개지기 쉽다. 특히 패턴이 일정한 배경이나 질감이 뚜렷한 부위를 노이즈로 착각해 지우기도 한다. 나무·벽지·가죽·머리카락이 포함된 사진을 보정할 때 노이즈 제거 양을 높이면 질감이 밋밋해지는 게 바로 느껴진다.
화질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노이즈도 사라지는 '최적의 수치'를 찾아내야 한다. 하지만 이 최적 수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사진마다 발생한 노이즈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두 장이라면 모를까, 하루에 사진을 수백 장씩 보정한다면 사진마다 최적 수치를 찾아내는 작업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 노이즈만 쏙쏙 골라 다듬는 'AI 노이즈 제거' 성능은?
AI 노이즈 제거 기능은 올 4월에 추가됐다
이름처럼 AI 노이즈 제거는 번거로운 과정을 인공지능에 맡긴다. 사진에서 노이즈와 노이즈가 아닌 부분을 분리한 다음 노이즈로 인식한 영역만 보정한다.
사용자는 RAW 촬영한 사진 원본 파일을 라이트룸이나 포토샵 카메라 로우에 불러오면 된다. 오른쪽 도구 모음에서 '세부' 항목에 있는 '노이즈 축소' 버튼을 누르면 노이즈 제거가 시작된다.
팝업 창에서 노이즈 제거 양을 최대 100까지 설정할 수 있다. 미리 보기 화면으로 노이즈가 얼마나 제거되는지 확인하는 기능도 있다. '향상' 버튼을 누르면 작업이 진행되고, 노이즈를 제거한 사진이 DNG 파일로 저장된다. 소요 시간은 사진 크기와 PC 그래픽카드 성능에 좌우된다. 한 장에 수 초에서 수 분까지 걸릴 수 있다. 팝업 창에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데 걸릴 예상 시간이 표시되므로 작업에 참고할 수 있다.
색상 차트와 일회용 마스크를 놓고 촬영한 다음 원본 JPG 이미지와 기존 방식대로 노이즈를 제거한 버전, AI 노이즈 제거를 적용한 버전을 비교했다. 품질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기존 노이즈 제거 방식은 사진을 뭉갰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노이즈가 아닌 부분도 보정하다 보니 일회용 마스크의 질감이 흐려졌다. 반면 AI 노이즈 제거는 노이즈가 발생한 곳만 골라 보정했다. 질감이 손상됐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게 단점...RAW 촬영도 필수
AI 노이즈 제거 기능을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기존 노이즈 제거 기능에 비해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RAW 파일 사진만 AI 노이즈 제거가 가능하다. 많이 사용되는 JPG 이미지는 지원하지 않는다. RAW 촬영이 가능한 일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사용 시에만 활용할 수 있다.
보정 절차가 번거롭고 오래 걸린다. 기존 방식은 라이트룸이나 카메라 로우로 RAW 파일을 열고 보정한 다음 JPG로 변환하는 게 끝이다. AI 노이즈 제거를 사용하면 RAW 파일이 DNG 파일로 변환되고, DNG 파일을 JPG 이미지로 변환해야 한다. 변환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작업 시간은 2배 이상 늘어난다. 그나마 노이즈가 있는 부분을 일일이 찾아 보정하는 것보단 빠르다.
소요 시간은 하드웨어 사양에 크게 좌우된다.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PC도 포토샵으로 간단한 보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AI 노이즈 제거는 내장 그래픽으로 작업하기 어렵다. 인텔 i5-9400 내장 그래픽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2000만 화소 사진 한 장을 보정하는 데 걸리는 예상 시간은 약 35분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외장 그래픽 사용이 필수다.
앞서 언급했지만 AI 노이즈 제거는 현재 PC 버전 라이트룸과 카메라 로우에서만 쓸 수 있다. 모바일 앱에도 추가할지는 미지수다. 모바일 기기는 운영체제, 칩셋 제조사와 모델, 하드웨어 사양이 PC보다 다양해 모든 기기에 최적화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 불편한 점이 많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있다. 하지만 AI 노이즈 제거 기능을 그만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사진에서 노이즈가 발생한 부분을 파악해 보정하는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그간 찍던 것보다 한결 깨끗해진 사진을 보면 몇 가지 단점은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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