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 찔끔 내리고 카트비·음식값 3배 뻥튀기
◆ 바가지 대한민국 ◆
고물가를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뒤로는 슬그머니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일부 배달 플랫폼 업체와 자영업자, 골프장도 '바가지 요금' 논란을 비켜갈 수 없다.
'코로나 특수'로 배를 불린 국내 골프장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기간 해외 출국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자, 국내 골프장 이용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주말에는 코로나 이전보다 이용료가 최대 2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에는 일반 카트비(10만~12만원)보다 2~3배 비싼 일명 '리무진 카트'라 불리는 16만~36만원 카트가 속속 등장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골프장 측이 그린피를 추가로 인상하기 어려워지면서 카트비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늘집(골프장 내 휴게음식점) 음식 비용은 '봉이 김선달'도 울고 갈 지경이다. 시중보다 10배 넘는 막걸리 가격에 해물떡볶이나 두루치기 순대볶음마저 5만원을 훌쩍 넘는다. 수익 극대화를 위한 골프장의 오버 부킹 등으로 골퍼들은 전반 9홀을 마치고 할 수 없이 그늘집에서 수십 분간 쉬어야 하는데 맥주나 막걸리 한잔에 메뉴를 하나만 시켜도 1인당 3만~4만원은 꼼짝없이 내야 한다.
골프장 바가지는 '연단체'(단체팀이 월 1회 계약된 날짜에 골프장 이용) 혹은 '단체 예약'을 할 때 골프장이 요구하는 '객단가'에서도 나타난다. 객단가는 골프이용 요금을 제외하고 먹고 마시고 물건 구매를 통해 소진해야 하는 금액이다. 몇 년 전까지 4만~5만원이던 객단가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10만~15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등 돌린 소비자를 잡기 위해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국내 주요 배달주문 플랫폼 3사는 주문금액 10% 할인, 알뜰배달 등을 속속 도입하며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실상 음식을 주문하다 보면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식재료비·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게 운영이 어려워진 일부 자영업자가 소비자에게 배달주문 플랫폼으로 나가는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식재료와 인건비가 다 오른 상황에서 배달은 고객이 원해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니 고객이 비용을 더 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점포의 높은 최소주문금액도 소비자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 B도시락전문점은 대부분의 도시락 메뉴 가격이 8000~1만4000원이지만, 배달 주문이 가능한 최소주문금액은 1만8000원이다. 1인 가구가 혼자 도시락을 배달시켜 먹으려면 샐러드나 국, 반찬 등 사이드 메뉴를 추가하거나 아예 도시락 2개를 주문해야 한다는 뜻이다.
[송경은 기자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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