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북미 세번째 배터리공장 짓는다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2023. 7.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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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제2합작공장 MOU
34GWh 규모…2027년께 가동
4조원 추가투자 美전기차 공략
건설중 1공장도 생산능력 확대
GM공장합치면 100GWh 육박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올해 5월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의 기공식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서 열었다. 양사 관계자들이 공장에 사용될 철골 구조물에 서명을 남긴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스타플러스에너지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선다. 삼성SDI는 미국에만 90억달러(약 1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세 곳의 생산 거점을 확보 중이며 이를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2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연간 생산능력 34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건설할 계획이다. 새 공장 위치는 미정이다.

스텔란티스는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5위에 올랐다. 두 회사의 합작회사(JV)인 스타플러스에너지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당초 연간 23GWh를 생산할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요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생산능력을 33GWh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공장은 2025년 1분기 가동 시작이 목표다. 이번 2공장 생산능력을 합하면 삼성SDI는 미국에서 스텔란티스에 연간 67GWh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고성능 전기차 한 대에 탑재되는 배터리가 약 100kwh임을 고려하면 약 67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하이브리드 차나 중저가 모델에도 탑재하게 되면 전기차 대수로는 더 늘어나게 된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공장을 포함해 미국에 세 곳의 배터리 생산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스텔란티스와 67GWh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 초 협력을 발표한 GM과도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 30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스텔란티스, GM과의 합작을 모두 합하면 연간 생산능력은 97GWh 이상이 될 전망이며 투자 금액도 9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삼성SDI는 해외 생산능력 확보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미국), 스텔란티스(캐나다), 현대차그룹(미국·인도네시아), 포드(튀르키예·추진 중)와의 합작공장은 물론 미시간주 등에 단독공장도 확보하며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SK온도 조지아주 단독공장과 포드·현대차와의 합작공장을 짓는 한편 헝가리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시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인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 2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29만5255대에 달했다고 밝혔는데,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난 수치다. 미국 환경청(EPA)은 2032년 신차 판매량의 6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내놓은 바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2공장을 통해 미국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신규 공장을 통해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최소 25개의 신규 전기 차종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미 단독 공장 없이 스텔란티스·GM과만 JV를 구축한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특정 완성차 기업과만 협력을 강화하면 해당 기업 전기차 판매가 부진할 경우 배터리 판매도 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는 스텔란티스와 GM이 각각 미국 전기차 판매량 2, 3위에 오르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폭스바겐, BMW, 볼보(상용차) 등에도 공급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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