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銀, 상반기 부실채권 2.2조 털어내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3. 7. 2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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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금액 2배 늘어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상각 또는 매각한 부실 채권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서며 작년 한 해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총 2조2130억원의 부실 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했다. 이는 전년 동기(9907억원) 대비 2.2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전체 규모(2조2713억원)와 맞먹는다.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부실 채권으로 분류한 뒤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지워버리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헐값에 팔아버리는(매각) 방식으로 장부에서 털어낸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은 주로 상각 처리하고, 주택담보대출 채권은 주로 매각한다. 이렇게 부실 채권을 처리하면 대차대조표상 은행 자산은 줄지만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등이 하락해 건전성 지표가 좋아진다.

특히 지난 2분기 은행들이 털어낸 부실 채권 규모는 1조3560억원으로 작년 2분기(5709억원)의 2.38배에 달했고, 올해 1분기(8570억원)보다 58% 많다. 은행별로 상각·매각액 규모는 다르지만 대체로 2019~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컸다. 올 들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부실 채권을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5대 은행의 올해 6월 말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29%로 전달(0.33%)보다 떨어졌다. NPL 비율도 한 달 새 평균 0.3%에서 0.25%로 낮아졌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 지난해 6월 말 5대 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17%, NPL 비율은 0.22%였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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