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남는 예산 市가 빌려쓰게 할것"
교육예산 넘치는데 市는'텅텅'
행안부에 교부금 '스왑' 건의
지자체 재정서 교육청에 주는
전출금 폐지·제한도 추진할것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방만경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교육재정교부금과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되는 지방교부세 간의 '스왑'을 추진한다. 지자체 재정에서 교육청에 전달하는 '조례상 전출금'은 폐지하거나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청은 현금성 예산만 3조원가량을 은행에 남겨두고 있다"며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간 격차가 큰 상황인데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은 시의회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추진 중인 일반·교육 교부금 스왑은 행정안전부가 매년 지자체와 교육청에 각각 지급하는 지자체 일반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협의, 의회의 중재를 통해 주고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게 골자다.
김 의장은 "한국이 외환보유액 상황에 따라 미국과 통화 스왑을 하는 것처럼 지자체와 교육청 간에도 건전한 재정 스왑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자체와 교육청 교부금 총액의 20% 정도를 스왑이 가능한 상한선으로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과도한 기금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 본예산 보통세의 0.6% 이내를 '조례상 전출금' 명목으로 교육청에 보내도록 돼 있는 '시 교육경비 보조 조례'도 수정하겠다는 게 김 의장의 계획이다. 그는 "조례에 부칙을 추가해 전출금을 제한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면 '교육청 재정에 적자가 발생할 때까지 시에서 전출금을 보내지 않는다' 등의 문구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매년 시 재정의 0.3%, 500억원가량을 교육청에 교부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방재정의 채무비율이 늘어가는 가운데 교육청의 채무비율은 감소하고 있다는 재정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있다.
서울시의 경우 코로나19 대응, 이로 인한 복지재정 증가로 채무비율이 2012년 12.1%에서 2021년 22.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내국세의 20.79%를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서울시교육청은 국가 예산 증가와 학생 수 감소로 채무비율이 2020년 8.8%로 낮은 상황이다. 다만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이 필요하고, 서울시교육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 김 의장은 "8월 2일 열리는 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의에서 제도 도입을 안건으로 올린 뒤 행정안전부에 정부 입법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으로 정치적 편향 논란을 빚었던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에 대해서는 "교통방송으로서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왜 계속 시민의 세금을 투입하느냐"고 되물었다.
TBS는 지난 6월 정태익 대표이사가 직접 보편적이고 공정한 콘텐츠 제작을 내세운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공정한 방송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시민의 명령은 교통방송은 수명을 다했으니 민간 방송으로 전환해 독자생존하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같은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불필요한 반목은 자제하되 불합리한 정책에는 일침을 놓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의 간판사업 중 하나인 '한강 르네상스 2.0' 사업에 대해 "설익은 정책을 그것도 외국 출장에 나간 자리에서 발표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국가상징거리 조성, 곤돌라, 서울링 등 대규모 사업을 발표할 때는 최소한 의회와 협의를 거쳐서 발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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