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 '흠뻑' 빠진 불가리아 왕가

세계태권도한마당서 체험
"유네스코 유산 등재 돕겠다"

키틴 무뇨즈 유네스코 친선대사와 시메온 왕자, 이동섭 국기원장(왼쪽부터). 국기원

유네스코 친선대사의 가족이 태권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태권도인들의 축제, 성남 세계태권도한마당을 통해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를 확인하고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큰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24일 폐막한 성남 세계태권도한마당에는 옛 불가리아 왕실의 시메온 하산 무뇨즈 왕자(16)가 찾아 눈길을 모았다. 무뇨즈 왕자는 어머니 칼리나 공주, 아버지 키틴 무뇨즈 유네스코 친선대사와 함께 방한해 일주일 동안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무주 태권도원 등을 찾아 다양한 태권도 문화 체험을 했다. 칼리나 공주는 "태권도가 내 가슴속에 들어왔다. 이번 방한 전보다 태권도를 더욱 좋아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불가리아는 왕정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정부가 수립됐다. 칼리나 공주의 부친 시메온 2세 전 국왕은 2001년 불가리아 총리가 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시메온 2세의 외손자인 시메온 하산 무뇨즈 왕자가 태권도에 빠진 건 올해 초. 한 태권도 공연을 보고 역동적인 동작에 매료돼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태권도복을 입은 아들을 보며 부모도 태권도에 호기심을 가졌다. 특히 무뇨즈 대사는 태권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이에 도움을 주고 싶단 뜻을 밝혔다. 최재춘 국기원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장은 "무뇨즈 대사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태권도를 직접 배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무뇨즈 대사는 불가리아로 돌아가고 나서도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비롯한 태권도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