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하먼, 퍼터로 디오픈 '사냥'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7. 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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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메이저 정상 올라
우승 상금만 38억5000만원
14세까지 야구선수 꿈꿨지만
체격 문제로 프로골퍼 선택
"클라레저그로 맥주 원샷
사냥터 트랙터 몰며 자축"
브라이언 하먼이 디오픈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늘 밤 클라레 저그에 맥주를 담아 마시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디오픈 우승컵 클라레 저그에 술을 담아 마실 기회를 얻게 된 또 한 명이 탄생했다. 제151회 디오픈 우승자 브라이언 하먼(미국)이다. 체격이 작아 야구 선수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프로골퍼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메이저 대회 디오픈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하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위럴의 로열 리버풀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하먼은 공동 2위 김주형, 제이슨 데이(호주), 욘 람(스페인) 등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째를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상금으로 300만달러(약 38억5000만원)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앞서 왼손잡이 골퍼인 하먼을 주목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2017년 웰스파고 챔피언십 이후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올해 앞서 열린 3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디오픈에서는 달랐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공동 2위 그룹에 6타 앞서는 완벽한 우승을 차지한 하먼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하먼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우승하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번 대회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며 "오늘 밤에는 클라레 저그에 맥주를 담아 마실 것"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약 5만평의 사냥터 땅을 트랙터로 고르면서 우승을 자축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먼의 이번 우승이 값진 이유는 작은 체격을 극복해서다. 어린 시절 야구 선수를 꿈꿨던 하먼은 14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체격이 크지 않아 야구 선수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하먼의 키는 170㎝로 PGA 투어에서도 작은 편에 속한다. 앞선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거구의 람, 브룩스 켑카, 윈덤 클라크(이상 미국)와 비교하면 하먼의 체격은 더욱 작아 보인다. 그러나 하먼은 골프에서 체격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대회 우승으로 증명했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293.7야드로 PGA 투어 전체 선수 중 144위인 하먼이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퍼트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퍼트밖에 없다고 판단한 그는 그린 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고 2m 이내에서 92% 성공률을 기록하는 최강자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3m 이내에서 시도한 퍼트 59번 중 58번을 성공시켰다.

하먼은 "퍼트는 경쟁이 치열한 이곳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내 강점인 퍼트를 앞세워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먼은 151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3번째 왼손잡이 골퍼가 됐다. 앞서 1963년 밥 찰스(뉴질랜드), 2013년 필 미컬슨(미국)이 정상에 올랐다. 하먼은 골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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