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IT 신입 개발자 연봉 꺾였다···경력 몸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코로나 호황 끝···신입채용 가뭄
반면 10~12년차 연봉 4.7% 올라
수년간 가파르게 오르던 정보기술(IT) 신입 개발자 연봉이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IT 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신입·경력 구분 않고 개발자 영입에 나섰던 기업들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여기에 능력이 검증되지 않고 교육 훈련이 필요한 신입 직원보다 업무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개발자를 선호하는 현상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인적자원(HR) 테크 기업 원티드랩에 의뢰해 국민연금 정보를 기반으로 IT 분야의 연차별 개발자 연봉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1~3년 차 개발자 연봉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0.95% 줄어들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연차 개발자의 연봉은 2021년 상반기 9%대 증가율을 보인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4.6% 오르는 등 꾸준히 상승하다 올 들어 갑자기 꺾였다.
반면 4년 차 이상 개발자들의 연봉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경험이 풍부한 10~12년 차의 올 상반기 연봉 상승률은 4.7%로 다른 연차에 비해 가장 높았다. IT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1인분’을 하는 주니어 개발자 여러 명보다 ‘10인분’을 하는 팀장급 인재 채용이 기업 입장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며 “이전 회사에서 일하던 후배·동료들을 함께 데려오거나 영입해서 팀을 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개발자 직군의 경력 우대 현상은 다른 직군과 비교해도 도드라진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영·비즈니스, 마케팅·광고, 디자인 직군의 1~3년 차 평균 연봉 상승률은 각각 1.1%, 4.5%, 2.9%였다. 특히 경영·비즈니스와 마케팅·광고 직군의 7~9년 차 연봉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주요 IT 기업들은 고액 연봉과 인센티브, 복지 혜택 등을 내걸고 개발자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도 신입·경력 개발자를 입도선매하면서 몸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개발자 몸값이 치솟으면서 정부도 코딩 분야 국비 지원을 늘리는 등 구인난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꾀했다. 이로 인해 ‘6개월 만에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035720)·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 취업’ 등을 내건 코딩 교육 업체의 비전공자 대상 부트캠프(단기 교육)가 성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호황이 끝나고 경기가 악화하자 IT 업계는 실전 경험이 없는 신입·주니어 대신 시니어 개발자 중심의 채용으로 급선회했다. IT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네카라쿠배’ 중 올해 신입 채용을 한 곳은 네이버뿐이다. 수십억 원의 투자를 받은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추가 투자 유치도 어려운데 신입 채용에 무모하게 돈을 쓰기가 꺼려지는 게 현실”이라며 “실력이 검증된 경력 많은 개발자는 어떻게든 데려오려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경력자를 선호하면서 갓 대학을 졸업한 소프트웨어(SW) 전공자나 부트캠프를 수료한 취업 준비생에게 취업은 ‘바늘구멍’이 됐다. 개발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한 취준생은 “수백만 원을 들여 코딩을 배워 개발자로 전직하려 했지만 채용문이 닫혔다”며 “눈을 낮춰 지원해도 서류 전형조차 뚫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실력이 검증된 개발자들에게는 경기 침체도 ‘남일’이다. IT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후 최근 다시 대기업으로 옮긴 한 개발자는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이직 때마다 연봉을 올려받았다”고 말했다. 이동욱 대덕SW마이스터고 산학협력부 담당 교사는 “SW·게임 등 모든 분야의 IT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실력 있는 학생들은 주요 기업 취업이 확정됐다”면서 “SW 개발자의 장점은 실력에 따라 언제든 이직할 수 있고 단기간에 연봉을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도림 기자 dorim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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