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지는 우크라이나 대반격 성공 가능성···“무기·탄약·훈련 부족”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가 잇따라 드론 공격을 받고,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도시인 오데사에 폭격이 이어지는 등 양측의 공방이 거세지고는 있지만, 어느 쪽도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건물 두 곳이 이날 오전 4시 무렵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드론 파편들은 국방부 건물에서 약 2㎞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에도 모스크바 주변에 드론 5대가 날아와 국제공항 이착륙이 중단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2일에는 러시아 점령지인 크름반도의 탄약고를 공격했다.
러시아도 연일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수출항인 오데사와 미콜라이우를 폭격하며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연이은 공습으로 오데사에서 이틀새 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축일성당까지 크게 파괴됐다.
그러나 양측의 거센 공방에도 주요 전선인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는 어느 쪽도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미국과 동맹국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군사 전문가 프란츠 스테판 가디는 “우크라이나가 정말로 러시아의 방어망을 뚫고자 한다면 군사작전의 규모를 확대하고 여러 작전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병력을 집중시켜 공격하는 대신 소규모 작전을 순차적으로 전개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드론과 공격용 헬기 등 항공 전력을 상대한 무기도 부족하다. WSJ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패트리엇이나 독일의 게파르트 같은 방공시스템을 여러 전선에 배치할 만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들 방공시스템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고 전했다. 전황을 뒤집으려면 F-16 전투기가 필요하지만 F-16의 전장 투입은 빨라야 내년에 가능하다고 WSJ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선 지휘관들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포병들이 파키스탄, 폴란드, 불가리아, 이란 등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포탄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포탄의 구경이 같더라도 제조국과 연식에 따라 조준하는 방식이 다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 포병들은 표적을 적중시키기 위해 더 많은 포탄을 소모하고 있다. 한 우크라이나 대대장은 일부 구형 포탄과 로켓 때문에 장비가 상하고 병사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면서 “아주 큰 문제”라고 말했다.
통신도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통신에 스마트폰 앱, 인터넷 채팅방, 중국제 소형 드론 등을 사용하는데, 이것들은 스타링크 인터넷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이 없거나 약한 곳에서는 문제가 생긴다. 전자전 능력에서 앞서는 러시아군은 휴대폰 신호를 추적해 GPS 방해전파를 쏜다.
대반격에 성과를 내려면 참호에 웅크린 러시아군을 몰아내야 하지만 사상자가 누적되면서 참호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병력도 부족한 상태다. 새로 충원되는 병력은 대체로 연령이 높아 신체적인 능력이 떨어지고 명령에도 덜 복종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우크라이나 소대장은 “마흔살 먹은 사람이 어떻게 훌륭한 소총수나 기관총 사수가 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어망을 돌파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가을이 되면 전장이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군사분석가인 로찬컨설팅의 콘래드 무지카 회장은 지난 21일 CNBC에 “우크라이나가 탄약이 다 떨어지고 더는 총포로 싸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최장 3개월을 남겨뒀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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