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새 연출작 '로비', '롤러코스터' 때 초심으로 기획"[인터뷰]③

김보영 2023. 7. 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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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비공식작전’ 하정우가 자신의 감독 복귀작인 ‘로비’의 기획 계기를 털어놓으며 ‘허삼관’ 이후 8년 만에 새 연출작을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하정우는 24일 오후 영화 ‘비공식작전’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하정우는 19개월 만에 납치된 외교관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은 후 그를 구하러 홀로 레바논으로 떠나는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을 맡았다. ‘민준’은 학벌, 재력 등 내세울 것 없는 스펙 때문에 5년째 중동과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 피랍된 외교관의 구출을 홀로 수행한 공을 인정받아 미국 발령을 꿈꾸는 소시민적 캐릭터다. 하정우는 잿밥에만 관심을 갖던 민준이 혈혈단신 레바논으로 떠나 ‘판수’를 만나고 함께 고생하며 외교관을 구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외교관의 자세를 깨닫고 성장하는 과정을 생동감있게 표현해냈다.

하정우는 올해 ‘비공식작전’과 9월 개봉할 ‘1947보스톤’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한편, 8년 만의 감독 복귀작 ‘로비’의 촬영 준비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정우는 배우이면서, 지난 2013년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를 시작으로 상업영화 ‘허삼관’(2015) 등을 선보인 감독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8년 만에 새 연출작 ‘로비’를 준비 중이란 소식이 최근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당초 ‘OB’란 제목으로 제작 소식이 알려졌던 ‘로비’는 골프와 거리가 멀고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연구원 ‘창욱’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골프 로비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 그의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 당시 함께한 제작진, 출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된 사실이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두 번째 연출작 ‘허삼관’이 상업적 흥행에 실패한 후 오랜만에 갈고 닦아 선보이는 신작이라 안팎의 기대가 크다. 하정우는 ‘로비’에 대해 9월 크랭크인, 올해 말 크랭크업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정우는 “프리 프로덕션 작업을 순차적으로 밟고 있다. 지금 한창 2차 콘티 작업 중”이라고 전했다.

‘로비’의 기획 과정도 들어볼 수 있었다. 하정우는 “첫 작품 ‘롤러코스터’는 연출의 순수한 행복을 위해, 너무 찍고 싶은 마음 하나로 덤볐던 작품”이라며 “두 번째로 선보인 ‘허삼관’은 ‘롤러코스터’와 비교하자면, 내 딴에 상업적 성공을 이뤄볼까 ‘나대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영화”라고 그간의 작품들을 되돌아봤다. 그는 “물론 ‘허삼관’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작품이다. 2014년 당시 내가 할 수 있던 모든 역량을 다 끌어모았던 작품이었지만, 막상 작품을 끝내고 관객들을 만나니 주먹으로 뒤통수를 세게 맞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며 “그러고 나니 과연 내가 ‘롤러코스터’ 때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허삼관’을 만들었던 걸까 수많은 생각이 들더라.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맞았나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로비’는 그런 점에서 첫 작품 ‘롤러코스터’를 만들었던 초심을 되새기는 작품이라고. 하정우는 “‘롤러코스터’ 때처럼 내가 원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겠다 싶어 다음 작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라며 “6년 전 작가와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었던 작품이 있었지만, 3고까지 나온 상황에서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덮어놨다. 그러다 코로나19가 찾아왔고 시간적 여유가 생겨 골프를 배워본 게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로비’는 골프를 처음 접한 하정우가 라운딩을 경험하며 만나고 관찰했던 사람들과의 기억이 영감이 된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산 속을 따라 걸으며 라운딩을 하는데 ‘이런 세계가 다 있네?’ 싶었다”라며 “주변에 골프치는 사람들은 정말 많았지만, 내 눈엔 골프가 ‘당구’랑 비슷한 느낌의 게임처럼 느껴져 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라운딩을 돌아보니 내 생각과 완전 달랐다. ‘자연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스포츠더라”고 새롭게 골프의 매력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렇게 관심을 갖고 골프를 배워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웃긴 건 내가 아는 얌전한 사람이 골프채를 들면 야수가 되기도 하고, 평소 야수 같던 사람이 골프채를 잡으니 소녀처럼 변신하는 이중적 모습들을 목격했다”며 “그런 모습들을 포착해 영화로 찍으면 정말 코미디가 될 것 같다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1987’로 인연을 맺은 김경산 작가가 시나리오 초고 작업에 참여했다고. 하정우는 “골프 영화라기보단 골프장에 있는, 골프장을 다니는 사람들의 ‘접대 골프’ 풍경을 그린 코미디”라고 부연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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