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월북 미군 석방하며 ‘대가’ 요구할수도” 우려 드러낸 美정치권
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통해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의 상태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 북한이 킹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미국에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각) ABC뉴스 등에 따르면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이 지난주 남한에서 국경을 넘어 도주한 미국인 트래비스 킹을 석방하면서 미국에 ‘대가(price)’를 요구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맥콜 위원장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 중국, 이란에서 이런 사례를 볼 수 있다. 그들이 미국인, 특히 군인을 포로로 잡았을 때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며 “이것이 내가 걱정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맥콜 위원장은 또 킹이 월북한 원인으로 “그는 자신의 문제에서 달아나려고 한 것 같고 잘못된 장소를 선택했다”고 추측했다. 그는 또 “킹이 (북한에서) 잘 대우받지 못하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며 “그는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우리가 곧 그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이등병 킹은 지난주 미국으로 돌아가려다 공항을 벗어났고, 지난 18일 JSA 견학단에 합류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건너갔다. 그는 지난해 10월 새벽 서울 마포 지역에서 폭행 사건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을 당시 순찰차 뒷문을 걷어찬 혐의로 지난 2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엔 홍대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한국인 얼굴을 때린 혐의로 기소된 적도 있다고 한다. 킹 이병이 한국인 폭행 혐의로 구금됐다 풀려난 건 지난 10일로, 주한 미군에 신병이 인도됐고 미국에서 군사재판을 받기 위해 본국 송환 과정을 밟고 있었다.
이번 월북 사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 미국은 최근 4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한국에 전략핵잠수함(SSBN)을 파견했다.
이에 대해 맥콜 위원장은 “지금 당장 공격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힘의 투사”라면서 “우리는 동해로 로켓을 발사하는 매우 공격적인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대만을 향한) 공격성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우리가 거기에 와있고 핵잠수함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북한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머리에 만약 그들이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입력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당국에서 킹 이병의 생존 여부 등 파악을 위해 여러 경로로 북한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북한 측은 킹에 대해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대변인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미 육군 방첩부와 주한미군이 현재 킹이 왜 그런 난처한 결정을 내리게 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싱 대변인은 킹의 생사를 확인하는 질문에 직접 답변을 피하며 “우리는 그의 상태를 포함해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 건강 상태를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부처 간 공조를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 공개할 내용이 없다. 유감스럽게도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스웨덴의 카운터파트와 다른 방식을 통해서도 접촉하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 관여의 징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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